미국 물가가 치솟고 있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현지 시간 10일에 나온 소비자물가지수 지표가 나오자 뉴욕 증시는 물론 채권 시장이 요동쳤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신인규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1년 새 7.5%라는 기록적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공개된 뒤,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 가능성을 분석하는 페드워치(Fedwatch)의 확률표가 요동쳤습니다.
물가지표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3월 0.25%p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었는데, 이제는 3월에 금리가 0.5%p 오를 가능성이 93.8%나 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높은 CPI 상승률 여파에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를 넘어섰고, 2년물 국채금리도 급등해 장단기 금리차는 이제 50bp 아래로 좁혀졌습니다.
증시는 급락 마감했고, 뉴욕 채권시장에선 재택근무를 하던 인원들이 사무실로 급히 복귀해 매매전략을 짤 만큼 변동성이 큰 하루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월가에 공포를 키운 건 40년만에 가장 높다는 물가상승률 그 자체가 아닙니다.
점점 느려질 것으로 생각했던 인플레이션 속도가 올해 들어서도 여전하다는 점입니다.
1월 한 달 동안의 물가 상승률은 그전 달인 12월과 같은 0.6%로 집계됐습니다. 이렇게 인플레이션 속도가 줄지 않으면 고물가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미국의 중앙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도 강력한 통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실제 오늘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 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 위원의 입에서 강한 발언이 나왔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7월까지는 기준금리가 1%로 올라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투표권 있는` 연준 위원 가운데 한 명입니다.
시장에서도 보다 매파적인 통화정책 가능성, 이른바 `빅 스텝`이라고 불리는 3월 금리 0.5%p 인상 가능성에 점점 무게를 두는 모습입니다.
앞서 3월 금리 인상폭을 0.25%p로 봤던 씨티그룹은 "1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를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연준의 기조와는 달리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게 지속되고 있음이 나타난다"며 3월 금리 인상폭 예상을 0.5%p로 수정했습니다.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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