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IPO 시장에서 세운 대기록들이 기관투자자들의 `묻지마 뻥튀기 청약` 탓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이 취한 공모주 허수 청약이 `IPO 시장 과열`로 이어지면서 결국 공모가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기관들의 무리한 청약 제동에 나섰습니다.
박찬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경이 넘는 기관 주문 액수가 몰렸던 LG에너지솔루션.
기관 수요예측에서 역대급 기록을 세웠지만 이 기록의 이면엔 기관투자자로 분류된 사모펀드들의 `꼼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반투자자와 달리 증거금 없이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려,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허수 청약`을 한 겁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주관사 KB증권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680개 기관 중 585곳이 최대 규모(9조5625억 원)의 공모주를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본금 수억 원에 불과한 투자일임사가 전체 기관 배정 물량에 해당하는 7조 원을 써내는 등 사모펀드의 `묻지마 뻥튀기 청약`이 수요예측 경쟁률 2,023 대 1이란 국내 IPO 역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로 이어진 겁니다.
특히 투자일임사는 자산운용사처럼 고유재산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데, 별다른 규제가 없기 때문에 불성실 수요예측을 고유재산 증식이라는 `잇속 챙기기`로 악용하는 경우까지 발생합니다.
문제는 이들의 `묻지마 뻥튀기 청약`이 공모가 왜곡이란 부작용을 야기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에 달하는 59만 8,000원에 출발했지만, 개장 직후 20% 넘게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기관들의 허수청약을 막기 위해 칼을 빼들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투자일임사가 자기자본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경우 제한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투자일임업으로 등록한지 2년이 경과하고 투자 일임 규모가 50억 원이 넘어야 참여가 가능합니다.
투자일임사의 IPO 수요예측 참여 기준을 강화해 `LG에너지솔루션 허수 청약 사태`의 재발을 막겠다는 겁니다.
당장 오는 4월 증권신고서 제출분부터 적용되는 `뻥튀기 공모주 청약 제동`.
"다만 금융당국의 청약 자격 기준 강화 조치가 기관들의 수요예측 과열 문제 해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