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시장이 1경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중국 거대 기술기업(빅테크) 텐센트(騰迅·텅쉰)와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이 메타버스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미 CNBC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메타버스 전체 시장 규모가 52조위안(약 9천80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지난달 보고서에서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가상현실(VR), 게임, 소셜미디어가 메타버스의 초기 활용 방식이 될 것이라고 본다. 게임 속에서 가상 아이템을 사거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디지털 아바타를 만드는 것 등이 여기 포함될 수 있다.
윈스턴 마 클라우드트리벤처스 파트너는 "메타버스는 소셜네트워크의 미래다. 중국의 모든 거대 기술기업은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가장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 이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에 기반한 이들 기업의 사업 모델이 성숙한 현시기에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올인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강력한 규제 환경 속에서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마화텅(馬化騰·포니 마) 텐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월 실적발표에서 메타버스가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텐센트는 세계 최대 게임회사이며, 12억명이 쓰는 중국의 `국민 메신저` 위챗을 보유하고 있다.
짧은 동영상 앱 틱톡을 소유한 바이트댄스는 지난 1년간 게임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모바일 게임회사 `문톤`, 가상현실 헤드셋 메이커 `피코`를 인수하면서 VR, 소셜미디어, 게임 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회의를 위한 증강현실(AR) 안경을 출시할 것이라고 올해 앞서 밝혔다. AR은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덮어씌우는 것으로 메타버스에서 활용될 수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또 다른 대형 게임업체 넷이즈는 남부 하이난(海南)에 메타버스 개발 센터를 세웠다.
검색업체 바이두는 지난해 말 메타버스 앱 `시랑`(希壤)을 선보였다.
중국 빅테크들의 메타버스 투자는 기술 분야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 조치에 이어 나왔다.
중국에서는 새 반독점법 개정안이 제출됐으며, 인터넷 사업자의 개인정보 획득과 활용을 엄격히 제약하는 개인정보보호법도 시행됐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규제를 위해 당국이 기존 법규를 적용하고 새로운 규정도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류한위 다쉐컨설팅 중국시장 애널리스트는 "엄격한 검열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의 메타버스는 세계와 분리돼 고립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