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부 지역에 배치돼 훈련 중인 군부대들이 앞으로 4주 뒤까지는 원주둔지로 철수할 것이라고 아일랜드 주재 러시아 대사가 16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리 필라토프 대사는 이날 아일랜드 공영 RTE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마 3~4주 뒤에 러시아 서부 지역에 배치된 군대들이 일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등 서방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접경한 러시아 서부와 남부 지역에는 현재 10만명 이상의 러시아 군대가 배치돼 있다.
또 약 3만명의 다른 러시아 군대는 이웃 국가 벨라루스에서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다.
필라토프 대사는 러시아·벨라루스 연합훈련과 관련 "우리는 벨라루스군과 정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훈련이 오는 20일 종료될 것이고 이후 군대들은 철수할 것이다. 다음 주에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벨라루스 외무장관 블라디미르 마케이도 이날 모든 러시아 군대와 군사장비들이 연합훈련이 종료되면 벨라루스 영토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단 1명의 군인도 단 1대의 장비도 훈련 뒤에 남지 않을 것"이라면서 "(훈련에 참여한) 군대와 장비 수는 2011년 빈 문서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011년 빈 문서는 러시아를 포함한 5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2011년에 채택한 군사 정보·무기 통제 등에 관한 안보 협정이다.
회원국이 군사 활동을 할 경우 군사 배치 규모, 동원 무기 및 군사 장비 종류, 활동 범위와 완료 날짜 등을 통보하도록 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을 추진 중인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10일부터 벨라루스에서 `연합의 결의` 훈련을 본격 시작했다.
20일까지 이어질 이번 훈련에는 러시아 극동·시베리아 지역 주둔 러시아 동부군관구 소속 부대와 군사 장비들이 대거 투입됐다.
서방에선 러시아가 자국 서부 지역에 배치한 군대와 벨라루스에서 훈련 중인 부대를 임박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줄곧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부인하면서 군사훈련에 투입된 부대들은 훈련이 끝나는 대로 모두 원주둔지로 복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훈련을 마친 남부군관구와 서부군관구 소속 일부 부대들이 철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를 악화일로로 치닫던 우크라이나 위기 완화의 첫 행보로 반겼으나 서방 주요국들은 여전히 실제 철군이 이루어지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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