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번식장은 강아지 지옥"
"뜬 장·음식물 쓰레기는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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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채현 수의사의 인터뷰를 담은 풀버전 영상은 한국경제TV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1억 원을 준다면, 사람이 불법 개 번식 장에서 살 수 있을까요?"
동물 행동 교정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설채현 수의사가 불법 개 번식 장에 대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설 수의사는 한국경제TV 특별취재팀 `쓰리고`가 취재한 불법 개 번식 장에 대해 "동물을 물건으로 생각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설 수의사는 "예쁘니까 빨리 키우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백화점에 물건이 올려져 있는 것처럼 진열돼 있는 강아지들을 데리고 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개 번식 장은 현재 동물보호법에 의한 동물생산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받지 않으면 불법이다. 김지혜 PNR(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변호사는 "허가를 받지 않고 판매, 유통을 하는 번식 장은 돈 때문에 생명을 낳아서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경에 신경 써주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상해, 질병에 이르게 하는 경우 동물보호법이 금지하고 있는 동물 학대 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법원의 판단에 따라) 벌금이나 실형 등 판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설 수의사는 "(불법 개 번식 장은) 적은 비용으로 물건을 생산하고 팔면 끝이란 생각을 하는 곳"이라며 "생명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수레이너(수의사 + 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설채현 수의사는 현재 스파크펫에서 최고 경험 책임자(Chief Experience Officer, CXO)를 맡아 반려동물 복합문화 공간인 놀로를 운영 중이다.
아래는 설채현 수의사와 인터뷰를 일부 편집해 정리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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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재 기자
해당 불법 개 번식장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설채현 수의사
가장 먼저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뜬 장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서 동물 번식업은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입니다. 신고제는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허가제는 일정한 기준을 충족했을 때만 할 수 있는 겁니다. 분명 허가제 기준에 바닥이 뚫린 장이 안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뜬 장은 똥, 오줌을 치우기 쉽게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인데, 한번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이 저기에 살면 어떨지 말입니다. 엄청 춥습니다. 겨울에 추위를 피할 곳이 없습니다. (바람이) 사방으로 들어옵니다. 배라도 따뜻하면 온기를 지킬 수 있는데 배까지 차가운 겁니다. 얼어 죽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강아지들이 다 죽습니다. 강아지들에게 가장 힘든 건 체온 조절입니다. 그래서 처음 태어나자 마자 하는 건 어미 견 품 속에 들어갑니다. 발톱과 발바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민재 기자
불법 개 번식장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해 강아지들 먹이로 주고 있는데 문제는 없는지
▲설채현 수의사
음식물 쓰레기를 주는 것 불법입니다. 동물 보호 단체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있는 걸 사진 찍어서 신고합니다. 불법적인 부분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음식물 쓰레기를 주는 건 명백합니다. 음식물 쓰레기에는 개들이 먹으면 안 되는 성분들이 들어갈 소지가 충분합니다.
△이민재 기자
불법 개 번식장에서 발행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설채현 수의사
동물의 5대 자유라는 게 있습니다. 반려견 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의 복지에 해당합니다. 첫 번째가 부적절한 영양 관리로부터의 자유, 두 번째가 불쾌한 환경으로부터의 자유, 세 번째가 신체적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네 번째가 정신적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다섯 번째가 자연스러운 본능을 발휘하며 살 수 있는 자유입니다. 불법 개 번식 장은 이런 게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 공간입니다. 사람한테 이거 1억 주고 저기 살라고 해도 못 합니다. 공장이란 말을 쓰는 걸 싫어하는데 저게 공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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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재 기자
저런 공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많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채현 수의사
수의학이나 관련 교과서에서 슬개골 탈구가 있다고 하면 꼭 나오는 설명이 있습니다. 그 견은 더 이상 브리딩(Breeding)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왜냐면 (슬개골 탈구가) 유전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슬개골 탈구가 있는 강아지들이 많은 게 이런 문화 때문입니다. 유전병 있는 강아지들은 브리딩에 사용하면 안 됩니다. 적은 비용으로 물건을 생산해내고 팔면 끝이란 생각을 하는 겁니다. 생명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는 공간입니다.
△이민재 기자
불법 개 번식장 해결할 수 있는지
▲설채현 수의사
우리나라 법 상 동물은 지금 재물입니다. 불법을 저질렀지만 그 재물을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만약 포기를 한다고 해도 갈 곳이 없습니다. 총체적 난국입니다.
△이민재 기자
동물 보호법 등 개선되고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개선되지 않을지
▲설채현 수의사
법을 만드는 게 전부는 아닙니다. 경찰, 검찰 등 동물 관련 고발했을 때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법을 명확하게 시행하면 사람들에게 관련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건 (개 번식장) 강아지들을 데리고 어디로 갈지입니다. 제가 구조를 한 곳은 진짜 운이 좋은 겁니다. 보호소와 협력해 구조를 한 이후 어디로 갈 지 수소문하고 긴 시간 동안 입양을 보냅니다. 하지만 다른 강아지들은 어디로 갈 지가 문제입니다. 해결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이민재 기자
이런 개 번식장이 생겨나는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설채현 수의사
동물을 물건으로 생각하는 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불법 개 번식장들이 없어지지 않는 겁니다. 만약에 내가 유기견을 키우지 않고 특정 종을 키우고 싶다고 하면 전문 브리더한테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긴 강아지가 없습니다. 강아지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출산까지 6개월 이상 기다려야 됩니다. 시도를 하지만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몇 마리가 태어날지도 모릅니다. 우선 이름만 올려놓는 겁니다.
그런데 그 기간을 못 기다리는 겁니다. 내가 지금 그냥 강아지를 사고 싶다면 펫샵에 가야 합니다. 백화점에 물건이 올려져 있는 것처럼 펫샵에 진열돼 있는 아이들을 지금 당장 데리고 오는 겁니다. 그게 되려면 (강아지를) 공장식으로 찍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빨리 키우고 싶으니까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겁니다.
※ 설채현 수의사의 인터뷰를 담은 `쓰리고` 풀 버전 영상은 한국경제TV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img.wowtv.co.kr/wowtv_news/dnrs/20220105/B2022010512030896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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