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요일인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국가안보회의(NSC) 회의를 열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관련된 최근 전개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회의는 두 시간가량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의 결과를 소개한 보도자료는 이 한 줄이 전부였다.
외신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독일 방문 후 돌아오는 비행기 편에서 회의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유럽행에 나섰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이날 정오 전에 백악관에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취소했다. 윌밍턴은 바이든이 주말에 휴식차 종종 찾는 곳이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과 관련된 문제로 윌밍턴에 갈 계획이었지만, 백악관에 머무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휴일인 일요일에 NSC 회의를 소집하고 윌밍턴 방문 계획까지 막판에 변경한 것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심각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무언의 압력을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결정했다고 확신한다며 "러시아가 계획을 감행한다면 재앙과도 같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15분간 통화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앞서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개별 통화한 점에 비춰 이 결과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외교안보 수장들은 이날도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며 경고음을 울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유럽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진짜라고 말했고, 블링컨 국무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상황에 있다고 경고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방송된 CBS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긴장 고조를 `엄포`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군사력을 사용한다면 엄청난 민간인 사상자를 내고, 난민 등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잠재적으로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미 언론에서는 러시아의 군 지휘관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 진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정보를 미 정보당국이 입수했다는 보도들도 나왔다.
NBC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8일 푸틴 대통령의 침공 결정 확신 발언도 이 정보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수도 키예프 외에 북동부 카르키브, 남부 항구도시인 오데사 등 다수 도시를 겨냥할 수 있다는 내용을 미국이 동맹국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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