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쇠사슬 묶인 8자녀 엄마"…14억 중국인도 분노

입력 2022-02-23 16:52   수정 2022-02-23 16:52


중국 장쑤성에서 발생한 인신매매 사건이 중국 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달 26일 중국의 한 블로거가 장쑤성 쉬저우시 펑현의 한 판잣집에서 쇠사슬에 목이 묶여 있는 여성 양모(45) 씨를 촬영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같은 블로거가 양씨 남편이 그녀와의 사이에 8명의 자녀가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분노는 한층 더 확산했다. 사건에는 `8자녀 엄마 사건`, `쇠사슬녀 사건` 등의 이름이 붙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당국이 정보 확산을 통제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성 인권 침해, 인신매매, 정보 은폐 등 중국 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한꺼번에 들춰낸 이 사건에 중국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중국 농촌에서 결혼하지 못한 일부 남성이 인신매매를 통해 여성 인권을 유린하는 상황을 당국이 제대로 단속하지 않았던 문제가 이번에 제대로 불거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확산했다.

결정적으로 현지 당국이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10일까지 4차례 걸쳐 발표한 정보가 오락가락했던 것이 불신을 키웠다.

일례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현지 지방 정부 당국은 양씨에 대한 인신매매나 유괴가 없었다고 했다가 이달 10일에야 유괴 및 인신매매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에 따르면 베이징대 학생 100명이 중앙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공개 서신을 연명으로 발표했다. 아울러 지난 19일 칭화대 법대 교수인 라오둥옌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또 여러 매체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현장에 갔지만 현지 당국이 방역 문제 등을 이유로 들며 취재를 막았다는 제보도 잇따랐다.

결국 수사에 착수한 현지 공안 당국은 지난 10일 불법 구금 혐의로 양씨 남편 둥모(55) 씨와 양씨를 납치해 둥씨에게 넘긴 쌍(48)씨 부부를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함으로써 인신매매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어 장쑤성 당 위원회와 성 정부는 23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양씨가 두 차례에 걸쳐 인신매매를 당했으며, 2017년부터 조현병 증세가 나타났을 때 남편 둥씨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발표했다. 또 직무유기, 허위정보 발표 등을 이유로 펑현 당 위원회 서기 등 6명에게 면직, 직위 강등 등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 `중국부녀보`는 22일 `전국적으로 부녀자 유괴사건에 대한 명백한 조사를 건의한다`는 제목의 글을 싣고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호소했다.

(사진=웨이보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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