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국내 가전업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원자재 값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극복할 국내 가전업체들의 전략은 무엇인지 방서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국내 가전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갈수록 치솟는 원자재값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사정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가전 내·외장에 쓰이는 철강과 레진(수지) 가격이 1년 새 20% 이상 오른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더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세계 철광석 매장량의 10% 이상을 보유한 지역이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 집니다.
[방민진 /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전세계적인 (원재료) 공급 부족이 해소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수급 상황이 철강 가격 등 시황에 강력한 하방 경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재료 등 비용 부담이 높아질 경우 가전 실적의 상당 부분을 프리미엄 가전에서 내겠다는 회사 목표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입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국내 가전업계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승부수를 띄운다는 계획입니다.
먼저 LG전자는 사자마자 구형이 되는 가전의 한계를 극복한 `UP가전`으로 미국 월풀에게서 뺏어온 세계 1위 자리를 사수한다는 전략입니다.
클릭 한 번으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제품인데, 가령 세탁기를 사용하던 중 반려동물을 입양했다면 `펫케어 코스`를 추가할 수 있고, 건조기도 옷감 종류에 따라 13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세탁기와 건조기 외에도 이런 기능을 탑재한 워시타워, 얼음정수기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20종의 제품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지난 2019년 비스포크 냉장고를 도입하며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연 삼성전자도 `인피니트(Infinite)` 라인을 출시하며 LG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비스포크 제품의 핵심인 패널 색상을 다양화하고, 와인냉장고나 스마트 후드 등 그동안 국내 시장에 없던 새로운 가전을 선보이며 집 안 전체의 `비스포크화`를 지향합니다.
[이재승 /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 인피니트 라인은 알루미늄·세라믹·스테인리스 등 천연 소재 질감에 삼성 가전이 쌓아온 최고의 기술을 적용해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품질과 감성으로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들 제품은 앱 하나로 어디서나 손쉽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강조한 고객 경험 확장이 가전에도 녹아든 셈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가전제품 사양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진 가운데, 구매 이후 사용성을 강조한 국내 가전업체들의 약진을 점쳤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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