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사회·경제적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민,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쟁을 고집하며 그 타격이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급락하고, 현금 수요는 급증하는 등 러시아 경제는 불안한 흐름을 보인다. 루블화는 몇 주 전만 해도 달러당 74루블 수준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달러당 84루블 안팎에서 거래됐다.
이는 수입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물가가 치솟고 수출이 줄어 일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동시에 러시아 주요 은행들이 경제 제재를 받아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은 데다 수출제한 조치도 동시 시행돼 공급망도 악화할 전망이다.
이 또한 물가상승과 고용불안을 부추겨 러시아 일반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로 주목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뷰티살롱 체인을 소유한 라랴 사디코바는 "푸틴이 위대하다고 소리치던 사람들도 이제는 전만큼 크게 외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급격한 가격 변동과 공급업체들의 운송 중단 등에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제방송 `자유유럽방송/자유라디오`(RFE/RL)도 26일 각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결정이 민생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물가 급등과 자본 유출, 성장 둔화를 경고하고 있다.
영국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연구원 타티아나 오를로바는 추후 3년간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0.6∼1.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며 경제에 미치는 피해액이 수백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다.
전쟁에 따른 경제 피해가 가시화하자 반전(反戰)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푸틴 지지 세력,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공산당 소속 하원의원인 미하일 마트베예프는 트위터에 "즉시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본다. 나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승인했지만, 평화를 위해서였지 전쟁을 위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 집권을 도왔던 보리스 옐친 초대 러시아 대통령의 둘째 딸 타티야나 유마셰바도 페이스북에 반전 메시지를 담은 글을 올렸다.
NYT는 이를 두고 최근 수년 간 푸틴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거의 반대하지 않았던 러시아 의회로서는 거의 보기 힘든 `균열`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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