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5시간 회담했지만 결과 못내

입력 2022-03-01 07:04  




닷새째 교전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첫 번째 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내놓지는 못했으나, 양측은 일부 합의가 가능한 의제를 확인하고 다음 회담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AP·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양측은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에 가까운 벨라루스 고멜 주(州)에서 약 5시간 동안 회담했다.

러시아 대표단의 단장인 대통령 보좌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회담 뒤 기자들에게 "회담이 약 5시간 지속됐고, 우리는 모든 의제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으며 합의를 기대할 만한 일부 지점들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협상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다음 회담은 며칠 내로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 전에 각 대표단은 국가 지도부와 모든 협상 항목에 대해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협상단의 일원인 레오니트 슬추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현지 로시야-24 TV와의 인터뷰에서 "정전과 비무장화가 다른 많은 사안과 함께 논의됐다"며 "양측은 수도에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끈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기자들에게 "양국 대표단은 오늘 정전과 적대행위 종식을 논의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는 첫 번째 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은 몇 가지 우선 의제를 정했고 이에 대한 해법이 거론됐다"며 "양측은 각자의 수도로 돌아가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2차 회담을 여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 회담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포돌랴크 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불행히도 러시아 측은 여전히 자신들이 시작한 파괴적인 과정에 대해 극도로 편향됐다"고 전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고문은 현지 언론에 대표단이 러시아 측에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모든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지역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州)를 일컫는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내 친러 분리주의 반군의 본거지다.

이날 협상에 참여한 러시아 대표단에는 메딘스키 보좌관과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 슬추츠키 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포돌랴크 고문, 국방부 장관 올렉시 레즈니코프, 집권당 `국민의 종` 당 대표 다비드 하라하미야를 비롯해 외무부 인사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이날 오후 폴란드를 경유해 헬기로 회담장에 왔고 곧이어 회담이 시작됐다.

회담은 당초 전날 열릴 예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안전을 이유로 러시아군이 장악한 자국 북부 국경을 통해 곧바로 벨라루스로 오지 않고 폴란드를 경유해 오기로 하면서 몇 차례 연기됐다.

러시아 측은 회담에 앞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적 휴전과 러시아군 철수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맞서며 신경전을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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