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장 종목 10개 중 4개가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 2천471개(올해 신규 상장 제외) 중 올해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 수는 모두 995개(40.3%)에 달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선 939개 중 411개(43.7%)가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현재 시가총액 상위 10위 내 종목 중에선 대표적인 성장주 네이버[035420]가 지난달 24일 30만2천500원으로 신저가를 경신했다.
성장주인 카카오[035720]도 지난 1월 27일 8만2천600원까지 추락하며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외에도 LG화학54만9천원·2월 24일), 삼성SDI(51만6천원·2월 24일), 현대차(17만3천원·2월 24일) 등 5개가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업종별로 보면 의약품이 52개 종목 중 34개(65%)가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비중이 가장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움직임이 성장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1천532개 중 584개로 38.12% 수준이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지난 1월 27일 6만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외에 HLB(2만8천500원·2월 15일), 셀트리온제약(7만9천200원·1월 27일), CJ ENM(11만9천500원·1월 27일) 등 대형주도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반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191개로 7.7%에 불과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64개(6.8%), 코스닥시장에서는 127개(8.3%)로 각각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KB금융(6만5천800원·2월 11일), 하나금융지주(5만2천400원·2월 17일), 우리금융지주(1만5천850원·2월 9일) 등 은행주가 고점을 새로 썼다.
호실적과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덕분이다.
자사주를 매입한 메리츠금융지주(5만4천500원·1월 17일)와 LG이노텍(38만4천500원·1월 14일), 에스디바이오센서(7만8천600원·2월 3일), DB하이텍(8만4천900원·1월 20일) 등도 신고가 경신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LX세미콘(16만7천800원·1월 3일), CJ프레시웨이(3만9천원·2월 16일) 등 종목이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연초부터 미국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압박해온 상황에서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위험까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신저가 종목들이 속출하는 양상이다.
한편에서는 이들 요인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대준·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을 흔들어온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연준 긴축 우려, 중국 경제 둔화 등 영향력이 이달에는 약해질 전망"이라며 "불안 심리를 자극하던 요인들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반도체·운송·은행과 그간 낙폭이 큰 배터리·인터넷 업종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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