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 화산재 58㎞ 상공까지 치솟아…역대 최고"

입력 2022-03-06 20:06  




지난 1월 15일 남태평양 통가 인근에서 폭발한 해저화산이 뿜어 올린 화산재 기둥이 지금까지 기록된 화산 폭발 가운데 가장 높은 58㎞ 상공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랭글리 연구센터 연구진은 3만5천800㎞ 상공 정지궤도에서 운영되는 GOES-17 기상위성과 일본 히마와리-8 위성의 관측 데이터를 사용해 통가 해저화산의 화산재 기둥 높이를 분석한 결과 약 58㎞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화산재 기둥이 대기권 첫 번째 층인 대류권(troposphere·지상∼10㎞)과 성층권(stratosphere·10∼50㎞)을 뚫고 중간권(mesosphere·50∼80㎞)에 도달한 것으로, 지금까지 가장 높았던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분화(35.4㎞)를 뛰어넘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나사는 통가 해저화산의 화산재 기둥이 지금까지 화산학자들과 대기과학자들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해 온 것보다 더 높이 치솟았다면서, 이는 화산의 역학과 화산이 방출하는 입자의 이동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연구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가 해저화산 폭발은 수십 년 내 보기 드문 강력한 폭발로 학계의 연구 대상이 돼 왔다.

폭발로 10여m의 쓰나미가 발생해 인근 섬들이 큰 피해를 봤고 파도는 미국 서해안까지 도달했다. 화산 폭발음은 8천㎞ 떨어진 알래스카에서도 들렸으며 폭발로 인한 기압 변동이 전 세계 기상관측소에서 감지될 정도였다.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재와 함께 열, 연기, 수증기, 가스 등 입자가 분출돼 거대한 기둥이 형성된다. 매우 뜨거운 이 기둥은 높이 치솟으면서 주변의 차가운 공기를 흡수해 상승 속도가 느려지다가 보통은 대류권과 성층권 경계면에서 넓게 퍼지며 멈추게 된다.

대류권은 높아질수록 기온이 내려가지만 성층권은 높아질수록 기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매우 뜨겁고 밀도가 높은 화산재 기둥이 아니면 이를 뚫고 계속 상승하기는 어렵다.

연구진은 GOES-17 기상위성과 히마와리-8 위성이 각각 다른 각도에서 통가 해저화산 화산재 기둥을 관측한 자료를 이용해 높이를 분석했다.

하나의 물체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때 고정된 배경에 맺히는 물체의 겉보기 위치가 달라지는 `시차효과`(parallax effect·視差效果)를 이용한 것이다.

나사 랭글리 연구센터 콘스탄틴 클로펜코프 박사는 "두 위성이 다른 각도에서 관측한 데이터로 화산재 기둥의 3차원 그림을 만들어 높이를 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연구에서는 중간권까지 뚫고 올라간 이 화산재 기둥으로 인해 한 시간 동안 20만 번의 번개가 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도 지구에서 직접 관측된 가장 높은 번개로 기록됐다.

연구진은 과학자들이 이 화산 폭발의 영향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면서 폭발이 매우 강력했지만 지구 기후에 냉각 효과를 줄 만큼 많은 이산화황이 방출된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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