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중인 원자재 가격이 오버슈팅(단기 급등) 국면에 있어 급격한 경기 침체를 야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8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급망 부족, 전쟁 등 겪어보지 못한 불확실성으로 원자재 가격 예측의 어려움이 크다"면서도 "경기 침체를 야기할 수준의 경로로 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이미 오일쇼크 등 과거 공급 충격 때와 유사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근거로 들면서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지만 1, 2차 오일쇼크와 같은 최대 산유국 간 분쟁보다 지금의 원유 수급 사정이 불확실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가는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백워데이션`(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가격보다 높은 것)을 기록하고 있다"며 "국제유가의 극단적 백워데이션은 `당장 원유를 보유하지 못했다는 두려움의 현상`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10년-2년)가 20bp(1bp=0.01%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져 역전 위협을 받는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경기 둔화 및 침체를 예고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와 관련해선 "지금은 `제재`(금융)로 야기된 `기술적 디폴트` 성격이 강하다"며 "예고된 혹은 의도된 자본 통제에 따른 지급 불능을 금융시장이 어떻게 해석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러시아 채권 익스포저(노출액)가 상대적으로 높은 알리안츠, 피델리티 등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위기가 금융기관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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