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석달째 줄었다…"금리 상승·대출 규제 강화 영향"

금리 상승·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줄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석달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911억원으로 지난 1월 말보다 1천억원 줄었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12월 기준 사상 첫 감소세를 보이고 올해 1월에도 4천억원 가량 줄어든 데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의 잔액은 집단대출 관련 수요가 늘어나며 2월 말 기준 782조8천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8천억원 증가했다. 다만 주택매매거래가 둔화되며 전달 2조2천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서는 증가폭이 다소 줄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한 달 새 1조9천억원 줄었다. 2조6천억원 감소했던 지난달보다는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대출금리 상승에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지속, 주식 등 투자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석달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에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복원하고 신용대출 한도를 늘리는 등 대출 완화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는 만큼 이같은 감소세가 이어질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의 1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 잔액은 1,085조3천억원으로 지난달보다 6조3천억원 늘었다.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적 요인 소멸 등으로 전달(13조3천억원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은 운전자금 수요가 줄며 1월 4조원 증가에서 2월 7천억원 증가로 오름세가 둔화됐다. 중소기업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설자금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5조6천억원 늘며 증가세가 이어졌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2월 말 현재 2,144조7천억원으로 지난달보다 25조7천억원이나 크게 증가했다.

수신 종류별로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여유자금 유입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21조4천억 늘며 상당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정기예금도 지자체 자금 유입과 함께 일부 은행의 기업자금 유치 노력과 예금금리 상승 등으로 7조2천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도 2월 한 달간 2조9천억원 소폭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의 단기자금이 유입됐지만 정부 운용자금이 유출되면서 3조8천억원 줄었다. 채권형 펀드는 1조9천억원 늘며 전달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고, 주식형 펀드는 전달 2조7천억원 감소에서 2월 1조3천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형 펀드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북미지역 투자 펀드를 중심으로 증가했으며 채권형 펀드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 영향으로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