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해안에 정박 중인 7억 달러(약 8천600억원) 상당의 슈퍼요트를 두고 미국 정부 관료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련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셰에라자드라는 이름의 이 보트의 소유주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관료들은 푸틴 대통령과 관련이 있다는 초기 징후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앞서 NYT는 이탈리아 당국이 이 요트의 소유주를 조사하고 있으며, 전직 선원들은 그것이 푸틴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난 8일 보도한 바 있다.
미 관료들은 푸틴 대통령이 본인 명의로 된 재산은 거의 소유하지 않고, 러시아 올리가르히(친푸틴 신흥재벌)가 소유한 주택과 선박들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름만 있는 `쉘 컴퍼니`(shell company)들을 통해 셰에라자드 호를 더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 관료들은 또 푸틴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흑해 연안의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에 있는 리조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셰에라자드 호는 2020년과 2021년 여름 여러 차례 소치에 갔다고 덧붙였다.
셰에라자드 호는 독일에서 건조돼 2020년 6월 운항을 시작했으며, 약 140m 길이에 체육시설, 헬리콥터 착륙장 2개, 금으로 도금된 세면시설 등을 갖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고 서방이 자산압류를 허용하는 제재를 가하자 일부 슈퍼요트들은 유럽 해역을 빠져나갔지만, 셰에라자드 호는 현재 토스카나의 마리나 디 카라라항에서 수리 중이다.
기 베넷 피어스 선장은 NYT에 푸틴 대통령은 요트의 주인이 아니라며 그가 요트에 발을 들여놓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유주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은 채 제재 대상자는 아니라고만 했다.
셰에라자드 호가 정박 중인 조선소 측은 관련 서류와 이탈리아 당국의 점검에 따르면 셰에라자드 호는 푸틴 대통령의 소유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NYT는 또 셰에라자드 호가 크레센트라는 이름의 자매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같은 독일 업체가 건조해 2018년 항해를 시작했으며, 셰에라자드 호와 마찬가지로 소유주에 관한 공공정보는 쉘 컴퍼니 외에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두 선박 모두 케이맨 제도에 등록돼 있으며, 선박 설계자가 같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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