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을 하루 앞두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대내외 악재로 인한 주가 부진 속에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국민연금 등 주요 국내 주주들이 경영진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 삼성전자 주총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지, 박찬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내일(16일) 열리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내·외 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그리고 재무제표 승인 등이 논의됩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경계현 DS부문장과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 주주들은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금리 인상 등 대외 문제로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으로 7만 원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지자 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겁니다.
국민연금도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경계현·박학규 후보의 선임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개인 주주들의 반대에도 안건은 예정대로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사 선임안 의결 요건은 찬성률 50% 이상인데, 삼성전자 우호지분이 20%대로 높아서 지분율 8.7% 수준인 국민연금이 안건에 반대하더라도 부결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삼성전자 전체 지분의 약 50%를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 주주들 의사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양대 글로벌 의결권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찬성을 권고하면서 통과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주들의 불만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주주들은 주가가 부진한 만큼 회사가 보유한 100조 원 규모의 막대한 현금을 풀어 자사주 매입 등 추가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부터 3년 동안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쓰는 주주친화정책으로 충분한 배당금을 지급해 왔기 때문에 추가 정책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가 주주친화정책을 별도로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 삼성전자는 단 한 번도 주총에서 새로운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한 적이 없구요. (주총 당일에는) 성난 주주들을 자제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주총이 딱히 주가에 영향을 준 적은 없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내부 문제 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문제로 급락한 것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이 안정될 경우 급반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삼성전자가 목표로 내건 `3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의 양산 성공 여부도 주가 향방을 결정할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이번 주총을 통해 새로 선임될 경영진들이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이번 GOS 논란을 잘 해결한다면 주가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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