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2억4천만원 나눠드려요"...줄서기 북새통

입력 2022-03-18 08:24   수정 2022-03-18 09:45



미국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시카고 지역 사업가가 휘발유 20만 달러(약 2억4천만 원)어치를 무료로 나눠 큰 호응을 얻었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이른 아침부터 시카고 곳곳에서 예기치 못한 교통 대혼잡이 빚어졌다.

오전 7시부터 시내 10개 주유소에서 무료로 휘발유를 넣을 수 있다는 소식에 운전자들이 새벽부터 해당 주유소 앞에 긴 줄을 늘어섰기 때문이다.

시카고 남부의 사업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윌리 윌슨(73)은 지난 1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휘발유 20만 달러어치 기부를 약속하고 차량 당 50달러(약 6만원)어치씩 무료 주유할 수 있다고 알린 바 있다.

그는 "지난주 주유소에서 14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휘발유 가격을 확인하고 `사업하는 내가 부담스러울 정도면 다른 주민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주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카고 지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7일 기준 갤런당 4.84달러(약 5천900원)로 1년 전보다 1.56달러 이상 올랐다.

윌슨이 제공한 50달러 무료 주유권은 선착순 4천여 명에게 공급됐으며 정오가 되기 전에 모두 동이 났다고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무료 휘발유 급유를 위해 주유소를 찾은 주민들은 "마치 블랙프라이데이 쇼핑몰 같은 혼잡을 이뤘다"면서 "일부 운전자는 교통체증에 시달리다 주유도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고 말했다.

윌슨은 2015년과 2019년 2차례 시카고 시장 선거에 출마해 각각 10%대 득표율을 올렸다.

그는 2018년 시장 출마 선언 후 도시 남부의 한 교회에서 현금 30만 달러(약 3억5천만 원)를 예배 참석자 2천 명에게 나눠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윌슨은 "30년 이상 실천해온 자선사업의 일환이며 선거와는 무관하다"며 자신의 부를 불평등 해결을 위해 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윌슨은 맥도널드 시급 직원, 매니저를 거쳐 프랜차이즈 점주가 됐고 의료용품 수입판매 사업으로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마스크 3천만 장을 교도소·경찰·병원 등에 무료 배포하고 교회 1천여 곳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트리뷴은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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