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곡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관련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 가격도 덩달아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은 작년 말 2만1천470원에서 지난 18일 3만3천725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57.08% 올랐다.
이 상품은 기초지수인 `블룸버그 대표 농산물 지수`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N이다.
소맥(밀) 등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지난 7일 장중에는 연초 이후 89.33% 뛰어오른 수준인 4만65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면서 이 ETN의 월별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1월 463만원에서 2월 1억638만원, 3월(18일까지) 5억261만원으로 폭증했다.
올해 들어 `미래에셋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53.70%), `하나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H)`(51.61%),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50.18%) 등 다른 농산물 레버리지 ETN도 가격이 50% 이상 급등했다.
레버리지 상품이 아닌 `대신 밀 선물 ETN(H)`(38.48%), `메리츠 대표 농산물 ETN(H)`(27.15%) 등도 연초 이후 큰 폭으로 올랐다.
국내 농산물 ETN 중 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8개 상품은 3월 들어 모두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농산물 ETF인 `KODEX 3대농산물선물(H)`(27.16%), `KODEX 콩선물(H)`(24.63%),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19.33%) 역시 같은 기간 가격이 크게 뛰었다.
세계 주요 농산물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곡물 가격은 급등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소맥의 경우 세계 전체 수출량의 40%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나온다. 하지만 전쟁으로 곡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진데다가 두 나라 항구가 폐쇄되면서 수출 길도 막혔다. 러시아는 아예 밀 등 주요 곡물의 수출을 오는 6월까지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5월 인도분 기준 소맥 선물 가격은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42.46%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옥수수 선물 가격은 27.18% 오르고, 대두 선물 가격은 25.56% 상승했다.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북반구는 한파, 남반구는 건조한 날씨로 작황 조건이 악화한 데 더해 지정학적 긴장감이 농산물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를 통해 주로 이뤄지는 우크라이나 소맥 수출이 급감해 가격 상승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곡물을 비롯해 원유, 니켈 등 최근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원자재와 연계된 ETN·ETF의 투자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원자재 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은 관련 국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확하거나 불투명한 정보에 기반해 접근하면 급격한 시장 변동으로 인한 가격 변동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투자자 유의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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