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숨통' 영향…'급전세' 위주 거래 꿈틀

입력 2022-03-22 12:01  



대선 이후 서울지역 일부 아파트의 호가가 오르고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규 전세 거래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학군 인기 지역인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의 전세는 6억원, 전용 59㎡는 4억3천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동일 주택형의 전세가격이 현재 각각 8억원, 6억원에도 나와 있지만 이보다 1억7천만∼2억원 낮춘 `급전세`들이 우선 거래된 것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이파크 전용 84㎡의 경우에도 지난 가을의 10억원 대비 2억원 이상 싼 7억5천만∼8억5천만원까지 떨어졌던 급전세들이 지난주에 일부 계약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에서도 대선 이후 신규 급전세들이 몇 건 거래됐다.

최근 막혔던 전세 거래가 일부 늘어난 것은 대선 이후 전반적인 규제완화 기대감과 함께 윤석열 당선인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폐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완화 공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부분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급전세들만 소화되는 상황이어서 아직 전셋값이 뛰는 등 불안한 모습은 아니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1월 말 조사 이후 7주 연속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는 7월 말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소멸된 전세가 시중에 나오더라도 당초의 우려와 달리 신규 전셋값이 크게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새 전셋집을 찾아야 하는 세입자는 4년 전과 비교해 전세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전세 시세가 안정적이어서 신규 전셋값을 더 밀어 올리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전세대출이 본격적으로 원활해지면 전셋값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른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주거 상향 이동`을 포기했던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세와 달리 월세가격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급전세가 나와 있지만 집주인들이 시세대로 전세 재계약을 원하면서 전세 인상분을 상당수 월세로 돌리고 있어서다.

종합부동산세 등 급등한 보유세 부담을 임대료에 전가하려는 집주인도 많다.

특히 최근의 금리 인상도 월세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시중의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세입자들이 은행 이자보다 월세를 올려주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하는 부동산테크 시세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는 임대차 2법 시행전인 2000년 7월 보증금 1억원에 평균 215만원이던 보증부 월세금액이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1억원에 277만5천원으로 29% 상승했다.

동작구 사당동 대림아파트 전용 84㎡는 2020년 7월 보증금 1억원에 평균 110만원이던 월세가 현재는 164만원으로 무려 49% 뛰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월세가 뛰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앞으로 대출 규제 완화와 더불어 새 정부의 임대차법 손질 방향이 전월세 시장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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