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신대로 가상자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업계는 관련 시장 진출을 위해 분주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새 정부가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를 추진한다고 공언한 것도 한 몫 했는데요,
이 사안을 취재한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새 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공약 내용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현 상황에 대해 인정하고, 시장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윤 당선인이 제시한 가상자산 시장 관련 핵심 공약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 윤석열 당선인 가상자산 활성화 공약 >
1. 양도차익 5천만원까지 비과세
2.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3. 국내 ICO 허용
4. NFT 시장 활성화
과세 관련 내용부터 시장 활성화 방안까지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는데요.
이 중 증권업계의 시장 진출과 맞물려 주목해볼 공약은 2번과 3번 입니다.
윤 당선인은 `가상자산 업권법`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 하기 위해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 거래를 막고 해킹에 대비해 보험 제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이러한 제도를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디지털자산 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디지털산업진흥청`을 설립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국내 ICO를 다시 허용한다는 공약도 금융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입니다.
ICO란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하는데, 증권 시장으로 치면 IPO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지난 2017년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ICO를 금지하면서 국내 금융사들은 해외법인 설립을 통해 우회적으로 이를 추진해왔는데요.
새 정부에서 이를 다시 허용한다면, 기업들은 가상화폐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는 등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단계 사기 등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윤 당선인은 안전장치가 마련된 거래소 발행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앞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시장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GB투자자문은 "당선인이 제시한 공약이 직접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인터뷰 내용 보시겠습니다.
[이완수 / GB투자자문 상무 : 국내 코인 마켓의 유통시장을 보면, 1년간 거래총액이 2,073조 원 정도. 시장 가치는 한 55조 2,000억 정도. 이 정도면 전세계 10위 정도의 유통시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새 정부 들어서면서 코인 마켓에 대해서 활성화에 대한 기대치가 있어요. 잘 보시면 주요 공약 부분들이 세금 이슈라든지, 연결계좌라든지, 특금법이라든지 코인거래소의 문제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어서, 실제적으로 이런 문제들이 향후에 가상화폐 시장에 활성화라던지 규모를 확대시키는 것은 조금 지켜보셔야 된다.]
반면 윤창배 연구원은 "글로벌 ICO 시장은 매년 몇 배씩 성장 중"이라며 "새 정부의 공약 중 ICO 허용이 이행된다면 가상자산 시장은 윤 당선인 임기 동안 지금보다 3배 이상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전체적으로 보면 증권가에서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 속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일단 활성화 방향에는 모두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시장 진출 준비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방식입니까?
<기자>
현 상황에서 증권사가 가상자산 사업 진출이 가능한 분야로는 수탁업이 가장 유력합니다.
수탁업은 향후 가상자산 업무 확장을 위해 필요한 기본 사업인 동시에, 현행법 상 간접 진출이 최선이기 때문인데요.
증권사들은 작년 9월에 시행된 특금법(특정금융 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국내 직접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금법 내용>
1. 실명계좌로만 매매 가능
2.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
3.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
특금법 개정으로 인해 실명계좌로만 가상자산 매매가 가능해져서 법인들은 매매가 어렵게 된 겁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지주사 내 해외 자회사 설립`이나 `블록체인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시장에 간접 진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향후 가상자산 업권법이 제정되면 수탁업을 기본으로 가상자산 발행이나 유동화, 매매 등으로 업무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SK증권은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관련 가상자산 사업 외에 탄소배출권이나 예술품으로 사업 부문을 확대해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다양한 대체 투자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새 정부의 공약으로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증권사들이 증권토큰 발행이나 가상자산 담보 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한다면 가상자산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증권사들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자>
증권사가 가상자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로는 일본 금융사들의 `STO`가 있습니다.
STO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토큰화해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해 3월, 일본의 미쓰이 스미모토 신탁은 수익증권을 토큰화해 사모 방식으로 모집했고, 같은 기간 노무라증권과 SBI홀딩스는 자사주를 토큰화해 발행했는데요.
발행신탁 토큰을 공모형태로 모집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새 정부에서 가상자산 시장 진출 허들이 낮아진다면 국내 증권사들이 벤치마킹할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입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미국과 싱가포르 모델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2년 전부터 신탁 인가를 받은 은행에 대해 가상자산 수탁서비스 제공을 허가했고, 싱가포르는 `가상자산 사업자 허가제`를 통해 전통 금융사도 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지원한 사례인데, 이에 따라 미국와 싱가포르 증권사들은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서 국내보다 3년 정도 앞서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그럼 투자자들이 일반 투자 시장에서 가상자산 관련 상품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 시장에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기자>
지금 당장 증권시장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비트코인 선물 ETF` 정도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국내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상품을 접하는 것은 상품의 변동성이 어느정도 안정된 뒤에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GB투자자문은 "새 정부가 자리잡고 제시한 가상자산 시장 관련 공약이 어느정도 이행된다면 가상자산 상품이 대대적으로 출시될 것"이라며 "시기적으로는 내년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내년에 ETF(상장지수펀드)나 ELS(주가연계증권)를 비롯해, ICO 허용 공약으로 증권사들이 발행한 증권토큰 등이 출시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가상자산 상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제도권의 인정을 받고 위험 분산 역할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높은 변동성은 가상자산 투자에 있어 유의할 점입니다.
대표 가상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의 경우 코스피, 코스닥과 비교해 변동성이 3배 이상 높은데요.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상품 투자에 있어 투자자들이 이러한 변동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증권업계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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