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이 충동 서사로 ‘그리드’의 급진 전개를 이끌었다.
지난 23일 공개된 디즈니+ ‘그리드’에서 정새벽(김아중 분)은 편의점 살인 사건의 범인 김마녹(김성균 분)을 직접 체포했다. 하지만 곧 그를 인계하고 수사권을 가져가려는 관리국이 송제서를 찾았고, 정새벽은 사건 최전방에서 뛰어온 형사로서 수사권을 뺏기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 짓기 위해 관리국을 도발했다.
정새벽의 관리국 도발은 제대로 통했다. 총구까지 겨눈 채 수사에 대한 타협을 요하는 정새벽에게 부국장은 결국 이를 수락했다. 정새벽은 누구보다 관리국의 현실을 꿰뚫고 있었다. 어떤 기관에서도 초월의 능력을 지닌 유령(이시영 분)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 속, 그저 여자가 나타나기만을 바라는 관리국의 현실을 간파했고 또 유령을 생포한다면, 관리국 내 유령을 추적해오던 사무국의 필요성 또한 모호해짐을 직시. 유령 사건을 수사함에 있어 모든 면을 읽어내고 있는 정새벽의 통찰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김아중은 정새벽의 충동 서사를 긴장감 넘치면서도 탄탄하게 완성했다. 결의에 찬 눈빛으로 풀어내는 정새벽의 도발은 충동적인 상황을 계획적인 흐름으로 느껴지게 만들며 김아중의 정새벽을 믿고 따라가게 만들었다. 김아중이 그리는 형사 캐릭터의 기반에는 ‘정의’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내공 깊은 연기도 힘을 더했다. 관리국 입성 후 부국장의 죽음을 돌아보고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에는 진정성을 더하며 무거운 마음을 고스란히 전했고, 극 말미 김새하(서강준 분)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염려와 안타까움을 동시에 드리우며 두 사람 사이 공조를 통해 다져진 동료애를 느껴지게 했다. 이처럼 김아중은 도발과 충동으로 급진적 전개를 이끌면서도 캐릭터의 통찰력과 관찰력 그리고 정의로움까지 타고난 기질들을 디테일한 연기로 완성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지탱했다.
한편, 김아중이 급진 전개를 촘촘하게 이끌고 있는 드라마 ‘그리드’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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