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추이와 더불어 미 증시 흐름상 가장 특징적인 부분들을 짚어볼까요?
<기자>
오늘 미국 주식 시장에서 특징적인 흐름은 반도체 기업들의 랠리였습니다. 엔비디아는 9.82% 올랐고, 인텔 역시 6.94% 상승 마감했습니다.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쳐온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500선을 넘어섰지만 이번에 월가가 반도체주 주가를 들어올린 이유와 논리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에게는 마냥 좋은 소식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새로운 파운드리 협력사로 인텔을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이후에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인텔이 엔비디아의 물량을 실제로 확보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엔비디아가 삼성과 같은 기존 협력사에 맡겨온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따져봐야겠죠. 당장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겠지만 앞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월가가 베팅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시는 게 좀 더 타당할 것 같고요.
이건 그만큼 미국 경제가 앞으로도 고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조금 더 멀리 보면미국 정부가 자국 산업의 보호주의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시장이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앞서서 미국 오하이오주에 대규모 공장 착공을 결정한(2025년 가동 예정)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의 발언들도 이런 것들이 배경에 깔려있죠. 펫 겔싱어는 "25년 전 미국은 세계 반도체의 37%를 생산했지만 현재 그 비중은 12%로 줄어들었다"며 "중요한 산업인 반도체의 생산은 미국 땅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사실 이번주만 놓고 보면 그동안 흔들렸던 증시에는 낙관론이 다시 찾아오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미국 경제에 중요할 수 있는 지표가 크게 두 가지가 나왔는데, 하나는 196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고요. 또 하나는 -2.2%로 기대보다 좋지 않게 나온 내구재 주문 감소율입니다. 고용 지표는 여전히 좋지만 한편에서는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조금씩 위축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하는 지표가 함께 나온 건데,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뉴스보다는 긍정적인 뉴스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실제 오늘 미국 현지 매체들은 신규실업수당청구 건수 이야기를 더 많이 다루기도 했습니다.
<질문>
다음 주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이슈와 이벤트도 종합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기자>
미국인들의 지갑이 조금씩 닫히는지를 알아보려면 다음주 월요일에 나올 소비자신뢰지수 수치가 눈여겨볼만 합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수 가운데 하나죠.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라든지 재정상태, 이런 것들을 통해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심리가 어떤지를 살펴보는 지표인데 직전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3월 예상치도 지난달보다 낮은 108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장을 움직이고 있는 요인인 유가와 관련해서는 수요일 오전 10시에 나올 미국의 석유 재고량이 변곡점을 만들 수 있는 부분입니다.
미국의 물가지표 상승률이 올들어 처음으로 전달 상승률보다 낮아질지도 주목됩니다. 개인소비지출 PCE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인플레이션 지표 가운데 하나죠. 현지시간 31일에 나올 2월 근원 PCE 상승률은 5.1%로, 지난달 상승률인 5.2%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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