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6만전자' 갇히나…삼성 발목 잡은 엔비디아 [GO WEST]

이지효 기자

입력 2022-03-25 19:09   수정 2022-03-25 19:32



    # 삼성에 악재 될라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금요일에는 이지효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지효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는 `삼성에 악재 될라` 입니다.

    삼성전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가 최근 삼성전자에

    `악재`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서 오늘은 이 얘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어떤 발언인가요?

    <기자>

    "새로운 파운드리 협력사로 인텔을 고려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3일 열린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가 한 발언입니다.

    엔비디아는 뭐 하는 회사인가, 궁금하신 분들 있으시겠죠.

    엔비디아는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는 글로벌 2위의 팹리스 기업입니다.

    팹리스란 제조 공장 없이 반도체를 설계해 파운드리 공장에 맡기고,

    이를 다시 자사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현재 엔비디아는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등에 반도체 위탁 생산을 맡기고 있거든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이 본격화되면

    엔비디아가 TSMC나 삼성전자 등 기존 협력사에 맡겼던 물량을 축소하거나 관계를 끊고

    미국 기업인 인텔에 더 의존하게 될 가능성을 업계에서는 점치고 있습니다.

    <앵커>

    갑자기 인텔을 고려하고 있다, 이유가 뭔가요?

    <기자>

    아무래도 `반도체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미국의 기조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첨단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생산을 삼성전자나 TSMC 같은 해외 기업에만 맡길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에 나온 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인텔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이런 기조 탓에 미국 정부와 기업은 물론 미국 기업 간의 단결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인텔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인텔은 2018년 파운드리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명맥만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파운드리 시장이 급성장하자 파운드리 시장에 다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죠.

    현지시간 15일에는 유럽에 10년 간 800억 유로, 약 1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고,

    지난해에는 미국 애리조나주, 올해 초에는 오하이오 주에 400억 달러, 약 50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앵커>

    이게 삼성전자에게는 위기라 이겁니까?

    <기자>

    네, 특히 TSMC보다 삼성전자에 대한 타격이 더 우려되고 있는데요.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50% 이상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TSMC를 삼성전자가 추격하는 구조인데요.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4%에 달하고,

    그 뒤를 이은 삼성이 점유율 17%로 2위입니다.

    만약 엔비디아가 인텔과 협력한다면 탄탄한 고객사를 보유한 TSMC보다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가 더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초미세공정 기술에서 TSMC와의 우위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데요.

    삼성은 TSMC와 함께 7나노 이하 공정에 진입한 유일한 기업이지만,

    최근 낮은 수율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의 수율이 그렇게 낮은 편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얼마전 저희도 다뤄드렸던 GOS 사태의 원인이 `발열이 심한 칩`인데,

    이게 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모두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 배경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율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삼성의 4나노 공정의 수율이 30~35%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다시 말해서 제품 100개 만들면 불량품이 60개가 넘는단 뜻입니다.

    그래서 정상 범주에 들어오는 제품이라 해도 발열이 많은 거 아니냐, 하는 의심도 나오는 상황이죠.

    반면 TSMC는 수율이 70% 대로 안정적입니다.

    퀄컴마저 차세대 칩은 TSMC에서 만든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는 상황이죠.

    최근 주총에서도 수율이 진짜 30%밖에 안 되냐, 기존 고객을 TSMC에 뺏겼냐,

    이런 질문이 나왔는데 삼성전자 측은 즉답을 피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당장 삼성에 맡겼던 물량 전부를 빼낼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기자>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 파운드리의 기술력이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엔비디아가 성급하게 인텔로 넘어갈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황 CEO도 이날 인텔과의 협업 가능성을 밝히면서도 "파운드리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한 인텔의 여정이 어려울 것"이라며

    "TSMC와 같은 파운드리 기업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TSMC보다 기술이 떨어지는 삼성전자가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 만큼,

    인텔이 자리를 잡기 전에 수율 문제를 빨리 털어벌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어쨌든 TMSC와 삼성전자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 상태군요.

    <기자>

    네. TSMC와 삼성전자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데요.

    TSMC는 올해 전년 대비 40% 늘어난 420억 달러, 약 52조원을 설비 투자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도 2030년까지 170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의 격차를 줄여 나갈 방침이고,

    현재 미국 텍사스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제2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앵커>

    주가의 흐름은 어땠습니까?

    <기자>

    엔비디아가 인텔과 협력할 수 있다는 소식에 미국 반도체 주가 들썩였습니다.

    현지시간 24일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보다 9.82% 급등한 281.50달러에 장을 마쳤고,

    인텔도 6.94% 올라 51.6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는데요.

    다른 반도체 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는데 AMD(5.80%), 퀄컴(3.65%), 마이크론(3.38%)가 모두 상승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날 1% 가까이 하락한 데다 오늘도 `6만전자` 선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인데요.

    인텔이 삼성전자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부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인텔의 실제 반도체 생산 능력에 대해선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삼성전자에게 명백한 악재로 작용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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