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에 달하는 앱마켓의 결제 수수료가 최근 콘텐츠 및 디지털 상품의 가격 인상 요인이 되면서, 똑같은 콘텐츠인데도 결제 방법별로 가격이 다른 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음원 서비스 멜론의 경우 무제한 듣기와 오프라인 재생을 지원하는 `스트리밍 플러스` 상품을 애플 아이폰 앱에서 결제하면 월 1만5천원이지만 같은 상품을 PC로 멜론 홈페이지에서 결제하면 월 1만900원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아이폰 앱 내 결제로는 2천500원, PC 결제로는 2천원이다.
구독형 상품인 `이모티콘 플러스`의 경우 아이폰 앱에서는 6천900원, PC에서는 3천900원으로 거의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유튜브 유료 서비스인 `프리미엄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아이폰 앱에서 결제하면 월 1만4천원을 내야 하지만 PC로는 1만450원만 내면 된다.
OTT 웨이브는 가장 비싼 `프리미엄` 상품이 아이폰 앱에서는 2만원이지만 PC와 안드로이드 앱에서는 1만3천900원이다.
여기에 웨이브는 조만간 안드로이드 앱 기준 가격을 1만6천500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지했다.
결국 하나의 상품이 PC와 안드로이드 앱, 아이폰 앱에서 각각 다른 3가지 가격이 매겨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앱마켓의 결제 수수료가 가격에 반영되면서 벌어진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애플의 경우 자사 앱마켓인 앱스토어 내 결제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구글은 기존에는 게임에만 적용하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음원·웹툰·웹소설 등에도 확대하고, 이들로부터도 결제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받기로 했다.
일부 글로벌 대형 CP들은 이에 맞서 우회 전략을 쓰거나 소송전을 불사하기도 한다.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가 결제 기능을 아이폰 앱 대신 홈페이지에 두고, 에픽게임즈가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것이 그런 예다.
그러나 대부분 국내 기업은 이런 대응은 엄두도 내기 힘들고 정부의 도움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이효성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런 문제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해 확실히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인앱결제 강제화를 금지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시행된 것은 4년이 지난 올해 3월이었다.
심지어 구글은 법 개정 이후에도 결제 정책 변경을 밀어붙이며 정부와 갈등마저 불사하는 모양새다.
결국 현재로선 소비자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스마트폰 앱 대신 PC와 모바일 웹페이지를 찾아 결제하는 것이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굳이 PC 대신 스마트폰에서 더 쉽게 결제하고 싶다면 수수료율이 20%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플랫폼 `원스토어`를 이용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CP들이 원스토어에서 아낀 수수료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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