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사건 말문 연 코미디언…"시상식 퇴장도 거부"

입력 2022-03-31 10:38   수정 2022-03-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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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록,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윌 스미스, 시상식 폭행 후 퇴장 거부"

지난 일요일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배우 윌 스미스로부터 뺨을 맞는 폭행을 당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록이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보스턴에서 처음으로 열린 스탠딩 쇼에 출연한 록이 스미스의 폭행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흰색 정장을 차려 입은 록은 평소처럼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스탠딩 코미디를 이어갔다.
록은 관객들에게 "지난 주말은 어떻게 보내셨나요?"라며 관심을 불러일으킨 다음 "주말에 X같은 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공연 대본은 아카데미상 시상식 이전에 작성했다면서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겠다" 강조해 폭행으로 인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록의 공연은 주말에서 벌어진 초유의 폭행사건으로 언론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든 표가 매진됐다.
크리스 록의 친형은 윌 스미스가 SNS를 통해 사과한다고 밝히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시상식에서 초유의 폭행 사건을 일으킨 배우 윌 스미스가 주최 측의 퇴장 요구를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아카데미)는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같은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당시 스미스는 시상식장 앞줄에 앉아있었고 폭행 이후에도 그 자리에 계속 앉아있다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를 두고 할리우드 영화계에선 아카데미가 폭행 사건 즉시 스미스를 퇴장시켜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아카데미는 "상황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전개됐다"며 "스미스는 당시 시상식장에서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카데미 이사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도 개시했다.
이 기관은 "스미스의 폭행은 참석자가 직접 목격했고 TV를 통해 생중계된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며 "징계에는 회원 자격 정지와 제명, 기타 제제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징계 수위는 다음 달 18일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스미스에게는 징계에 앞서 서면 답변의 기회가 주어진다.
아카데미는 학대와 괴롭힘, 차별 반대를 회원 행동규범으로 명시하는데 이를 어기면 회원 자격 정지 또는 제명, 오스카상 수상 취소나 후보 자격 상실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다. 과거 `미투` 사건에 연루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배우 빌 코스비, 영화 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퇴출된 바 있다.
다만 아카데미가 스미스를 징계하더라도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남우주연상을 박탈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아카데미는 제명된 회원의 오스카상 수상을 무효로 한 적이 없다.
한편 스미스에게서 뺨을 맞은 록은 이날 보스턴에서 폭행 사건 이후 처음으로 코미디 공연에 나섰다.
아카데미는 이날 성명을 통해 록에게 공식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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