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삼성전자, 산업부 김민수 기자와 함께 보다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지금 삼성전자의 주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기자>
한 마디로 미스터리죠. 실적도 좋고 전망도 좋은데, 주가만 안 좋다. 주주들은 납득하기 힘들죠. 주식시장에서 `결국은 실적이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 상황은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이 실적은 길어진 코로나19 위기 속에 원자재값 상승, 글로벌 공급망 위기 여기에 최근 GOS 논란, 파운드리 수율 문제까지 정말로 복합적인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고 내놓은 것이든요.
게다가 하반기 전망도 좋거든요. 그런데 주가는 52주 최저가다. 그야말로 미스터리입니다.
그래서 삼성전자의 실적이 최고조에 달한 지금,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겁니다. 실적이 아니라면 이유가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죠.
지금의 삼성전자가 여전히 위대한 기업이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서는 예전만큼 자신 있게 얘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합니다.
주가로 따지는 가치를 넘어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죠.
물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리스크에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신흥국 자산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집중적인 매도 대상인 건 분명합니다.
삼성전자는 곧 한국 시장을 의미하는데, 외국인의 한국 시장 지분율이 6년 내 최저치 수준이니 주가가 힘을 쓰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앵커>
그렇다면 현재 삼성전자 주가에 이런 `위기론`이 반영된 건가요? 위기론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기자>
삼성전자 위기론의 핵심은 `초격차`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삼성의 `기술 제일주의`에 금이 갔다는 점입니다.
갤럭시 S22의 강제 성능 제한 기능, GOS 논란이 불을 붙인 셈이죠. 원인이 결국 기술력의 한계 때문이었거든요.
스마트폰 성능의 핵심인 칩셋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면 GOS 자체가 필요 없는데, 그걸 꼼수로 덮은 거죠.
여기서 화살이 다시 파운드리로 향합니다. 발열 관련 칩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제조됐다는 거죠.
여기에 파운드리의 수율이 경쟁사인 TSMC에 비해 불안정하다는 점까지 불거지면서 삼성전자를 향한 물음표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파운드리는 삼성의 미래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성장동력이거든요. 지금은 TSMC에 밀리지만 `앞으로는 해 볼만 하다` 이런 평가가 나와야 하는데, `앞으로도 경쟁이 되겠어` 이런 의문이 생긴 거죠.
단순히 소비자를 속였다는 `신뢰`의 문제를 넘어, 초일류 기술 삼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표가 생긴 겁니다.
한편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업부 단위로 꼼꼼하게 손익 계산을 하는 시스템이라 `품질`이 `원가절감` 논리에 밀린 결과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삼성전자를 향한 이런 의문이 반영된 것인지,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 주가를 비교해 봐도 삼성전자만 유독 부진합니다.
<기자>
이런저런 거시경제 이슈가 경기 민감주인 반도체를 누르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건 삼성전자 뿐 아니아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이 다 마찬가지거든요.
한 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보시는 표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누적 주가 상승률입니다.
유독 삼성전자만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국내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와 비교해도 뚜렷한 하락세죠.
대만 TSMC와 비교해도 주가 부진은 두드러지구요. 미국 반도체 회사인 AMD나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큽니다.
지금의 삼성전자 주가로 볼 때,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됐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앵커>
역대급 실적도 소용 없다면 결국 지금의 주가 부진을 푸는 열쇠는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대내외 악재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삼성전자 주가가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란 게 전반적인 증권사의 시각입니다.
무엇보다 삼성이 가진 기술력과 R&D 역량 역시 세계 최고 수준임은 분명합니다. 기본적인 역량 자체를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주가는 그 부분을 반영하고 있거든요.
그 이상으로 주가를 높이는 레벨업을 하려면 의미 있는 인수합병(M&A)이나 애플이나 TSMC 같은 핵심적인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는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합니다.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같은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단기 처방이 될 수 있습니다.
M&A도 거론됩니다.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가 이렇다 할 M&A에 성공하지 못했던 것은 뼈아픈 대목입니다.
때문에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M&A를 주도하는 사업지원TF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사업지원TF가 지난 연말 인사에서 M&A 관련 인재들을 대폭 보강했는데요. 무언가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전 세계 업황을 살펴볼 때, 당장 의미있는 M&A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앵커>
LG전자 역시 주가가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LG전자 분석해보죠. 앞으로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실적도 좋고 전망이 좋은데, 주가가 답답한 상황인데요.
1분기 실적도 기대 이상이었지만, 사실 하반기가 더 좋습니다. 휴대폰 사업까지 접으면서 사업 재편에 나섰던 LG전자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결실을 맺을 것이란 전망들이 나옵니다.
특히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삼은 전장사업이 3분기에는 드디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벌써 9분기째 적자를 내고 있거든요.
여기에 프리미엄 가전과 TV 역시 매출과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상저하고`의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인데요.
이런 예상대로하면 LG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무려 30%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유 있는 `6만 전자` 미스터리**
#속터지는주주들 #재용이형 #어떻게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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