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극복한 `원조 국민MC` 송해(95)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시청자와 만났다.
송해는 10일 낮 12시 20분 방송된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 금박 무늬가 있는 화사한 분홍색 재킷을 입고 나와 시청자들에게 웃으며 인사했다.
그는 큰 소리로 오프닝 멘트인 "전국~"을 길게 외쳤고, 함께 MC를 보는 임수민 아나운서가 옆에서 "노래자랑"이라고 답했다.
원래 이 오프닝은 `전국노래자랑`의 상징적 장면으로 송해와 관중들이 함께 만들어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재작년 3월부터 현장 녹화가 중단되면서 아쉽게도 두 MC가 약식으로 진행한다.
현재 `전국노래자랑`은 과거 방송분을 편집한 스페셜 방송으로 꾸려지고 있다.
송해는 격주에 한번 스튜디오 녹화를 통해 오프닝과 방송 중간중간 구수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이날은 연주에 맞춰 노래 `봄날은 간다` 한 소절을 멋들어지게 뽑으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송해는 올해 들어 건강 이상으로 한동안 자리를 비우면서 시청자들의 걱정이 이어졌다. 특별히 앓고 있는 지병은 없지만, 고령인 탓에 몸 상태가 안 좋아 입퇴원을 반복했다. 이 때문에 1월 9일부터 5주 동안 방송에 모습을 보이지 않기도 했다. 수년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살이 빠진 야윈 얼굴로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코로나19에 확진돼 한동안 치료에 전념했다. 병원에 있는 것을 답답해해 집에서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았다고 했다. 이날 방송분은 지난 2일 녹화한 분량이다.
측근에 따르면 녹화 당시 송해는 컨디션이 완벽하게 회복되지는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 방송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걱정할 것에 마음이 쓰인 데다 방송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 녹화를 진행했다고 했다.
코로나19를 앓으며 먹었던 약이 독해 위가 고생을 한 탓에 지금도 소화가 잘 안 돼 밥과 죽을 번갈아 먹는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무대에만 서면 어디서 힘이 나는지 펄펄 날아다닌다는 것이 측근과 방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요즘에도 송해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하루빨리 무대에서 시청자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한다고 했다.
한편 KBS는 송해의 기네스 세계기록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1927년생 현역 방송인인 그는 `TV 음악 탤런트 쇼` 부문 최고령 진행자로 꼽힌다.
기네스 협회는 기초 검토를 마치고 관련 자료를 요청해옴에 따라 다음 주 중 최종 서류를 보낼 예정이라고 KBS는 전했다.
송해는 1988년부터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며 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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