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서방 세계가 자국 국채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강제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1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필요한 조처를 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화와 루블화 모두로 지불하려고 노력했다는 확인 서류를 법원에 제출할 것"이라며 "어려운 일이겠지만 우리 사례를 매우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적 선택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러시아는 최근 달러화 표시 국채를 루블화로 상환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외채 디폴트에 직면하게 됐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신의 성실하게 해외 채권자들에게 돈을 갚고자 노력했다"며 "그런데도 서방 국가들이 인위적인 디폴트를 만들려는 정책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 공공부채 약 21조루블(약 324조6천600억원) 중 20%에 해당하는 4조5천억∼4조7천억루블(약 69조5천700억∼72조6천600억원)이 외채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를 상대로 경제·금융 전쟁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모든 의무를 이행하면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외화로 상환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루블화로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러시아의 외화표시채권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를 의미하는 SD등급으로 내렸다.
SD등급은 전체 국가 채무 가운데 일부를 상환하지 못할 때 적용되는 등급으로, 채무불이행을 의미하는 디폴트의 직전 단계다. 다만 러시아 루블화 표시 채권의 등급은 종전 CC수준을 유지하며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