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유가 줄줄이 약세…"4년 전 악몽 비슷"

입력 2022-04-12 11:38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적) 발언이 이어지고 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주식·채권 가릴 것 없이 자산 가치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요 자산들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2018년과 비슷한 상황이 4월 들어 연출되고 있다.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이달에만 2.6% 하락했다.

증시에서 제약,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주(株)가 선전하고 반도체와 해운 등은 최악의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나스닥 대형주 동향을 보여주는 나스닥100 지수가 지난 5거래일간 약 7.7% 떨어져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천228조원) 넘게 감소했다.

이중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지난주 20% 급락,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100 지수는 이날에도 2.35%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채권시장을 대표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2.75%까지 올랐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그만큼 국채 가격이 내렸다는 의미다.

블룸버그 국채 지수는 이달 2% 가까이 내려 5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6년 이후 월간 단위로 최장기간 연속 하락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국채 대신 현금으로 몰려들고 있다.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3월에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을 보면 현금 보유량이 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직후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많았다.

국제 유가도 하락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 떨어진 배럴당 94.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는 종가 기준으로 2월 25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도 4.2% 내린 배럴당 98.48달러에 마감, 지난달 16일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주식·채권·원유의 가격이 4월 한 달을 하락세로 마감한다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주요 자산 가치가 일제히 내린 시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동반 하락은 연준이 빠르게 통화 긴축에 들어가고 경기침체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장 경제 성장이 위축될 것이란 증거는 없지만, 연준의 통화 긴축 움직임이 시장에 충격을 줄 힘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예컨대 연준 부의장에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이달 5일 대차대조표 축소에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후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이를 재확인해주자 투자 심리가 급속하게 냉각됐다.

이날도 연준 인사의 매파 발언은 이어졌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행사에 참석해 "0.5%포인트 금리 인상은 명백히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올 12월에 기준금리가 중립수준(2.25∼2.5%)에 도달하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투자컨설팅 회사인 `야드니 리서치`의 에드 야드니 회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중엔 연준과 싸우지 말아야 한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물가가 더 오래, 더 높이 오르고, 통화정책도 더 오래 더 긴축적으로 되며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관측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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