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가 일반 소비자들의 연료 구매를 일부 제한하는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16일 현지 매체 뉴스퍼스트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국영 실론석유공사(CPC)는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주유소에서 한 번에 4 L(리터)까지만 연료를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전날 오후 1시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삼륜차는 5 L, 승용차·밴·SUV는 19.5 L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주유소에서 오토바이와 차량에 바로 넣을 때만 연료를 구매할 수 있고, 기름통과 캔 등에 넣는 방식의 구매를 금지했다.
앞서 스리랑카에서는 일시 디폴트 선언 이후 지금까지 8명이 연료를 사려고 주유소 앞에 줄 서 있다가 심장마비, 탈진 등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장시간 줄을 섰다가 쓰러져 숨진 노인이 있었고, 순서를 놓고 다투던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29세 남성이 있었다. 지난 주말에도 주유소에 줄 서 있던 두 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한 명은 47세의 버스 기사였고, 다른 한 명은 52세의 관광 가이드였다.
공사 측은 "주유소마다 기름을 사려는 시민들이 긴 줄을 이뤄 장시간 불편을 겪고 있다"며 "구매 제한제로 효율성을 높이려고 한다. 일단 며칠만 적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올해 2월 정부가 석탄, 석유 등 연료를 수입할 달러가 바닥나면서 연료 부족, 전력난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연료 구매를 위해 인도로부터 5억 달러(6천200억원)의 신용한도(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개념)를 부여받은 스리랑카는 오는 18일부터 최대 40억 달러(4조9천억원)를 목표로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본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인도에 추가로 5억 달러 신용한도 확대를, 중국으로부터는 연료 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접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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