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송금과 결제에서, 대출, 증권과 보험까지 금융서비스를 한데 모으면서 `국민 생활금융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경제부 전민정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금융 소비자의 빅데이터를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확보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과제도 많을 것 같은데요.
<기자>
카카오가 간편결제 리더에서 국민 생활금융플랫폼으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여러 관문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입니다.
그럼, 하나하나 짚어볼까요.
먼저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와 중개 서비스가 주 사업 분야인데요.
일단 주력 분야인 간편결제 시장엔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플랫폼 업체 뿐만 아니라, 대형 금융지주사 산하의 카드사, 대형 유통업체까지 가세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출중개서비스의 경우도 토스와 함께 1,2위를 다투고 있지만 대출금리 인상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전체적으로 대출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위협요소입니다.
<앵커>
전통적으로 금융은 규제산업인데,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카카오페이의 사업 방향과 전략이 금융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충돌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특히 중개서비스 중에서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막혀 카카오페이 보험 추천서비스도 중단된 바 있지 않습니까.
<기자>
카카오페이가 이번에 디지털손해보험사를 만들기는 했지만 그동안 규제에 부딪혀서 간편결제 이외의 다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먼저 금융당국이 금융플랫폼 업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당국은 기본적으로 모바일 서비스 환경과 오프라인, 즉 대면 영업 환경이 같다, 이렇게 가정하고 기존 법률 체계에 온라인 영업 활동에 대한 규정을 추가하는 형태로 플랫폼 업체를 관리, 감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 9월 금융소비자법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한 플랫폼 안에서 보험, 증권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단순 소개`가 아닌 가입을 권유하는 `중개`라는 해석을 내렸던 것이고요.
이 때문에 중개를 할 수 있는 독립된 보험판매회사인 GA, 즉 법인보험대리점 라이선스가 없었던 카카오페이도 보험 비교 서비스를 접어야 했습니다.
문제는 이 사안이 새로 출범하는 카카오손보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카카오손보는 기존 보험사에 비해 인력이나 인프라가 부족할 수 밖에 없기에, 결국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들의 상품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마진 비즈니스`를 병행할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정부의 이런 플랫폼 규제 문턱이 낮아지지 않은 한 향후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핀테크 업계에선 다양한 중개 서비스가 나오면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금융상품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업계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 지금 너무 엄격하게 중개부분을 어떤 자격요건을 갖춘 기업들로만 제한을 해놨습니다. 지금은 상품을 단순히 진열만 해놓는 모습인데 쉽게 연결해서 해당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편리성을 제공해줘야 핀테크기업들의 자사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거든요. 단순히 상품 내용을 설명하는 데서 머물지 말고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앵커>
또 다른 규제 관문은 없나요?
<기자>
핀테크 업계의 숙원 과제인 `망분리` 규제에서도 카카오페이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는 고객의 주요 정보를 처리하는 전산시스템을 `망분리` 하지 않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태로 7천만원 철퇴를 맞기도 했습니다.
<앵커>
망 분리 규제, 왜 문제인 겁니까?
<기자>
현재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에 대한 해킹을 막기 위해 핀테크 업계는 다른 IT업권보다 더 엄격한 망분리 규제를 받고 있는데요.
업무용 PC와 인터넷망을 분리해야 하고, 운영용과 개발용 PC는 인터넷망과 내부망을 물리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 규제의 내용입니다.
문제는 모바일 비대면 환경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핀테크 업체들의 경우, 개발 효율성이 회사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인데요.
망 분리 규제 때문에 핀테크 업계에선 개발의 필수요소인 오픈소스나 API, 즉 오픈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활용하는 게 어렵고 개발자간에 업무 공유도 사실상 막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하기가 어려워진 개발자들이 핀테크 업계를 떠나는 사례도 많고요.
또 규제에 따라 망분리 설비를 구축하려면 5억원이나 든다고 하니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최근 금융위원회가 개발·테스트 분야를 시작으로 원격접속을 허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업계는 일단 한숨 돌렸는데요.
하지만 금융회사에 망분리 선택 자율권을 주는 방식이라, 이미 투자해 놓은 것이 많은 업체들로선 규제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바로 보안전략을 바꾸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앵커>
카카오페이는 상장 이후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논란이 계속돼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카카오페이의 수익은 막대한 트래픽에서 나오는데요. 그런데이 트래픽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도 고민입니다.
모바일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를 MAU라고 하는데, 카카오페이는 금융 플랫폼 중 가장 많은 2,150만명의 MAU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국민 4명 중 1명, 다시말해 미성년자와 노년층을 제외한 모두가 카카오페이를 이용하고 있는 건데,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더 성장할 수 있는 한계는 분명한 거죠.
또 카카오톡을 통해 송금과 결제를 하는 월 이용자 수가 2천만명이라는 것이고, 카카오페이를 통한 순수 이용자 수는 400만명 정도로만 추산되는 상황입니다.
카카오페이가 플랫폼 사업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MAU 성장이 둔화되면, 고성장산업이라 주가가 고평가돼있다는 명분에 반박할 수 없어 지겠죠.
물론 간편결제 서비스 쪽은 여전히 높은 성장력을 갖추고 있다 할수 있겠습니다.
카카오페이의 간편 결제금액은 지난해 1분기 3조7천억원 수준에서 4분기 5조원으로 36%나 늘었습니다.
다만 카카오페이가 단순 중개를 넘어 B2C,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선 증권, 보험과 같은 자회사와 시너지를 얼마나 만들어내서 MAU를 얼마나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앵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실적부진에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먹튀 논란`까지 불거져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카카오페이 주가는 지난 1분기 평균 15%, 두자릿수 하락했는데요.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성장세 둔화, 임직원 연봉 인상으로 플랫폼주의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에 대해 매수 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는 12만원대인데 목표주가는 13만5천원에서 16만2천원선이고요.
지난해 2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7년 카카오에서 독립한 이후 3년째 적자를 못 벗어나고 있지만,
올해는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보상비용을 털어낸데다, 생활밀착형 미니보험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MTS 출시에 힘입어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관련해서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 : 올해 같은 경우에는 영업이익 흑자를 예상하고 있는데 흑자전환 과정에서 금융서비스 매출이 얼마나 올라오는지에 따라, 그리고 이익증가 속도가 빠르게 나타난다면 주가가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가시성이 보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앵커>
전 기자, 오늘 내용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 뭘로 할까요?
<기자>
유튜브 제목은 "증권·보험 갖춘 카카오페이, 국민 생활금융앱으로"
해시태그는 `금융의 모든 것, 카카오페이로`, `카카오, 금융업 흔들 메기 되나` 이렇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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