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코스피가 가까스로 2700선을 지킨 건 무려 8,300억이나 순매수 한 개인 투자자들 덕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년 넘게 지수와 개별종목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틈새상품을 찾는 개인투자자들도 적지 않게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증권부 김종학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처럼 바닥에서 사려는 심리가 강할 법도한데.. 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이 그렇게 많다는 겁니까?
<기자>
시장 하락을 주도하는 기관, 외국인 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거래를 줄이면서 시장을 둘러싼 모든 지표가 코로나 이전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건 삼성전자건 카카오건 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죠.
주식을 얼마나 많이 사고 파는지 거래대금을 추적해봤더니 올해들어 매달 1조원씩 자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서 지난해 4월 하루 평균 28조원씩 오가던 거래량이 올들어 20조, 이달 들어선 17조원으로 10조원 가량 빠져나갔습니다.
이렇게 빠져나간 자금들 중 상당한 비중이 일반 개인투자자들입니다.
주식을 바로 매매하기 위한 대기성 자금, 투자자예탁금 규모도 뚜렷하게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역시 지난해 69조 5천억원의 자금이 증시로 향했지만 현재는 63조원으로 7조 가까운 자금이 빠져 나간 상황입니다.
현금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주가 상승기에 빚을 내서 수익을 노리던 신용공여 잔고도 작년 9월 24조 8천억원에서 올해는 20조원으로 줄었습니다.
<앵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지탱해왔고, 삼성전자만 해도 500만 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아직 남아있지 않습니까.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유입이 크게 늘었지만, 이탈한 소액주주의 숫자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표적인 국민주, 삼성전자에 대한 인기도 최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9월 기준 518만명이던 소액주주가 506만명으로 줄었고, 또 다른 국민주 카카오도 201만명이던 주주가 191만명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시가총액 대형주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가 각각 2만명의 주주를 잃었습니다.
실제로 그러한지 요즘 투자자들 분위기들이 어떤지 여의도에서 일반 시민들을 만나 물었습니다
[이주현 / 서울시 강서구 ]
"최근에는 많이 빠져서 마이너스 상태예요. 일시적인 조정은 있을거라고 생각은 하고요..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오영광 / 서울시 영등포구]
"미국 주식으로 넘어가고 있는 편인 것 같아요. (국내 증시는) 아무래도 올라갈 때 조금 오르고 내려갈 때 많이 떨어지다보니까.. 굳이 한국주식 해야되나 생각이 많이 들어서 대부분 정리하는 것 같아요"
<앵커>
이렇게 시장을 빠져나간 자금들이 그럼 어디로 간겁니까
<기자>
수익을 높이려는 투자자들은 아무래도 은행 상품 보다는 기간을 짧게 잡고 간접투자로 방향을 트는 움직임이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지난해까지 주식투자 열풍에 펀드 투자는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았는데 올해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자산운용업계 동향에서도 지난달 말 기준 전체 펀드의 순자산은 857조 4천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5조 5천억원, 3.1% 증가했습니다.
증권사 PB들도 주식 투자를 직접 권하지 않고, 금리인상을 만회할 배당주 펀드, ETF, 리츠 등의 투자방법을 권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리츠의 경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양적,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루고 있단 평가가 나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부쩍 늘어난 리츠, 스팩 투자 현황을 박해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박해린 기자>
지난달 증시에 입성한 코람코더원리츠.
2거래일 연속 연중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최근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는 외국인도 3거래일 연속 코람코더원리츠에 자금을 넣고 있습니다.
높은 배당률이 인기를 끌며 상장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공모가 대비 약 28%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4%가량 하락했고, 같은 달 상장한(스팩 제외) 6개 기업 중 5곳의 현 주가가 상장 당일 종가를 밑돌고 있는 것과 비교됩니다.
대표적인 고배당 종목으로 꼽히는 리츠가 배당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부각되며 주가 상승률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겁니다.
[박병기 / 하나금융투자 기업금융본부장: 리츠가 대부분 5%에서 6% 정도 배당이 나오기 때문에 배당을 보고 투자하는 수요가 많이 늘었고 상장이 계속되고 있거든요. 익숙해져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저희도 리츠랩이 나오고 연금도 리츠를 편입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스팩주도 증시 피난처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공모주 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되자 투자자들에게도 안정성으로 인정받고 스팩 상장을 택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팩은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해 해산하더라도 공모가에 연평균 1.5%의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약세장에서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 들어 상장 스팩 8곳의 주가 상승률은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상황.
스팩의 합병 성공률은 60% 수준에 그쳐 주가가 이상 과열되는 것에는 유의해야 하지만 공모주로 장기 투자하는 투자자에겐 제격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금리 상승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리츠와 스팩으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이달 27일 신한스팩9호와 28일 신영스팩7호가 증시에 상장할 예정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위험을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지금처럼 급격히 오르는 구간에선 이런 투자도 선택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최근 투자자들이 주목한 틈새상품들은 크게 2가지 선택지로 나뉩니다.
우선 금리 상승에 대응이 가능한가, 즉 앞서 보신 리츠, 그리고 배당으로 만회하려는 투자가 하나의 흐름입니다.
또 다른 축은 주가가 크게 빠지지 않는다면 수익을 보장받는 ELS로, 방망이를 짭게 잡고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나뉘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상장 리츠의 경우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아무래도 실물자산인 부동산에 투자되는 만큼 인프레이션, 물가가 오르는대로 수익을 만회할 수 있는 구조가 매력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 개별 리츠의 주식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금 시작하기엔 부담일 수 있는데, 이 때 대안이 될 상품이 바로 배당주 펀드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 혹은 미국과 유럽, 베트남 등 우량 기업 중에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를 모아서 하는 상품인데 올해 들어 코스피가 10% 넘게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이들 상품 투자자들은 1년 수익률이 최고 30%, 올들어 넉 달간 수익률은 3~4%대를 내 큰 차이를 보입니다.
금융주(우리금융/하나금융/메리츠증권/삼성화재), POSCO홀딩스나 한국전력처럼 주가와 별개로 배당을 연 5% 혹은 6~7%씩 주는 기업을 포트폴리오로 담으면서 수익을 방어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펀드로 투자를 한다면 기간을 꽤 길게 투자해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앞으로 시장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시점인데 단기간에 투자로 성과를 내는 상품들도 있는 겁니까?
<기자>
자산규모가 있는 투자자들이 나눠담는 방식으로 투자할 때 두 번째 선택지 중에 하나가 바로 파생결합증권, ELS입니다.
보통은 코스피나 미국의 S&P500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돌려주는 지수형 상품에 투자하는데 최근에 덩치도 크고 실적도 좋은 빅테크를 이용한 투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테슬라 주가가 6개월 안에 20% 이상 하락하지 않는 경우, 혹은 1년 안에 40% 가량 하락하지 않으면 연 20%를 돌려주는 겁니다. 이달초 900달러 후반이던 테슬라 주가는 그제 1분기 깜짝 실적을 내면서 다시 천슬라를 회복했거든요. 만일 여기서 주당 800달러 혹은 700달러선만 지켜줘도 만기에 손실없이 내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겁니다.
올해 ELS에 많이 담은 종목이 뭔지 살펴봤더니, 반도체 기업인 AMD(2605억), 테슬라 (2190억), 엔비디아(1971억), 삼성전자(1363억) 등 굵직한 빅테크 들에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자산관리 리포트를 보면 최근의 인플레이션 압박, 2~3년 뒤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은 있지만 실적이 좋은 기업들이 두각을 내는 시장이 3, 4분기에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직접 투자를 당분간 쉬기로 했다면 앞서 말한 펀드와 함께 이렇게 우량한 기업에 안전장치를 걸어둔 종목형ELS, 변동성을 더 줄이려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미국 지수를 따르는 간접투자상품들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증권부 김종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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