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에 침묵의 파트너는 미국 세법"

입력 2022-04-27 07:03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미국에서 부유세 논쟁이 다시 불이 붙을 조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현지시간)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닌 머스크의 재산이 트위터 인수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서 침묵의 파트너는 미국 세법"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고 부자 머스크 재산 대부분은 테슬라 보유 주식이다. 평가액이 아무리 늘더라도 주식을 팔지 않는 한 세금을 내지 않는 구조다.

특히 머스크는 440억 달러(55조 원)를 주고 트위터를 사기로 했지만, 인수 자금의 상당액을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닌 부채로 채웠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트위터 인수자금으로 465억 달러(58조3천억 원)를 마련하겠다고 신고했다.

이 중 255억 달러(32조 원)는 은행 빚인 부채 조달(debt financing)이다. 부채 조달 중 125억 달러(15조7천억 원)는 자신의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식이다.

트위터를 인수할 충분한 현금이 당장 수중에 없지만, 주식을 담보로 빚을 내 실탄의 상당 부분을 확보했고 세금도 내지 않게 된 셈이다.

또한 부채에 붙는 이자는 세금 공제 대상이라는 혜택까지 주어진다.

물론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팔아서 인수 자금의 나머지 부분을 조달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인수자금 중 210억 달러(26조3천억 원)를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테슬라 지분을 처분하면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머스크는 자기자본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만약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자금의 마지막 퍼즐을 채울 다른 투자자를 구하거나 스페이스X와 보링컴퍼니 등 비상장회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추가로 받는다면 그는 세금 부담 없이 트위터를 인수하게 된다.

일부 싱크탱크는 억만장자에 대한 느슨한 세금 제도 때문에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조세경제정책연구소(ITEP)의 스티브 웸호프 정책국장은 "머스크는 정말 부자이면서도 세법에 정의된 과세소득 기준으로 봤을 때 트위터를 살 만큼 부유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브루킹스 조세정책센터의 스티브 로즌솔 선임연구원도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팔아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선 부유세 도입론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와 자금 조달 방식 등이 억만장자의 미실현이익에도 세금을 부과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번 거래는 민주주의에 위험하다. 머스크와 같은 억만장자들은 다른 규칙에 따라 행동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축적한다"며 "빅 테크에 책임을 묻기 위한 부유세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니 왓슨 콜먼 하원의원은 "머스크는 소방관, 교사, 간호사보다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낸다"며 억만장자세 도입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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