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에 맥 못추는 美 증시…“빅테크도 별수 없네”

입력 2022-04-27 19:20   수정 2022-04-27 19:20

    <앵커>
    답답한 시장 상황은 미국 증시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오 기자, 지난밤에 미국 증시도 많이 빠졌습니다.

    왜 이렇게 빠진거죠?

    <기자>
    실적도 실적이지만 거시적인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했습니다.

    본격적인 긴축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매크로 리스크로 타격을 준 건데요.

    대표적인 매파인 레이얼 브레이너드가 연준 부의장에 임명되면서 긴축 임박 신호탄이 됐고요.

    중국이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 일부지역에도 봉쇄령을 내리는 등 팬데믹 이슈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또 그로 인한 공급망 문제, 러시아 리스크 등의 악재들이 어느 것 하나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죠.

    이런 겹악재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복합적으로는 이런 문제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유발하고 있다는 점에 월가에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 연구원의 코멘트 들어보시죠.

    [피터 나이젤/세계은행 선임 경제연구원 :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올랐습니다. 이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상품 가격이 상승했고 시장에서 공급 차질이 있었습니다. 이제 가격 상승은 에너지 뿐만 아니라 식품 등 광범위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것은 경제적으로도, 인도주의적 차원으로도 현실이 되고 있죠.]

    <앵커>
    미국 증시를 이끌던 대표 기술주, 빅테크의 흐름도 지지부진합니다.

    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힘을 좀 내주면 좋겠는데 오히려 기술주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입니다.

    미국 빅테크 시장이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빅테크의 성장을 믿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4월 한 달 동안 대표 기술주들의 약세는 지난 2년 내에 가장 최악의 성적표를 보이고 있는데요.

    올들어 지지부진했던 주가 흐름을 실적 발표로 만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는데 이마저도 해답이 아니었던 겁니다.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으로 기술주들이 주춤하면서 간밤 나스닥이 1년 8개월만에 최대폭으로 급락했습니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3.95% 떨어지면서 나스닥 지수는 이달에만 12% 넘게 하락했습니다.

    <앵커>
    시장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지금이 어닝 시즌인 만큼 실적이 중요한 시기인데 기대에 못 미쳤군요.

    기업들의 실적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시죠.

    <기자>
    올해 1분기 알파벳의 실적은 매출액 680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시장 전망치인 681억 1,000만 달러에 못미쳤습니다.

    알파벳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미친 이유는 광고 매출 때문인데요.

    외신에서는 애플이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유튜브 광고 타겟팅을 일부 제한하기도 했고 유럽에서도 광고 타겟팅을 제한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틱톡 등 다른 경쟁사들과의 경쟁 과열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앵커>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고요?

    <기자>
    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 예상치보다 호실적을 냈습니다.

    1분기 실적에서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가 크게 성장하며 빛을 발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중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용 협업 소프트웨어 등에 수요가 늘었는데 여전히 수요가 살아있었던 겁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장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5%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시점에 기업의 개별 실적이 주가의 유일한 희망처럼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죠.

    <앵커>
    마이크로소프트 실적은 그중에 다행인 소식이네요.

    근데 지난번 넷플릭스도 그렇고 이렇게 기술주들이 약세인 이유가 뭔가요?

    <기자>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해보자면 ‘확장성’ 여부가 중요 포인트입니다.

    기술주들이 성장세를 증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건데요.

    세부적으로 보시면, 알파벳 실적도 사실 광고 부문에서 매출이 늘었습니다.

    전체 광고 부문 매출이 22% 늘어난 건데요.

    그러나 문제는 성장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 성장세가 얼마나 강한가’입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32% 성장을 했는데요. 이에 비해서 22% 늘었다는 것은 성장세가 둔화되었다는 의미죠,

    넷플릭스도 유료 구독자 수 자체가 줄어드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신규로 얼마나 넷플릭스를 구독하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그래서 넷플릭스의 신규 구독자 수가 줄었다는 것에 시장이 크게 반응한 거죠.

    <앵커>
    빅테크가 성숙기에 이미 접어든 것이 아니라 여전히 성장기에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거군요.

    실적 시즌이 진행 중인 만큼 다른 기업들의 실적은 어떨지도 궁금한데요.

    어디가 예정되어 있죠?

    <기자>
    오늘 밤에는 전 페이스북이자 인스타그램을 가지고 있는 메타가 실적 발표를 합니다.

    이밖에 페이팔, 포드, 핀터레스트도 실적 발표 예정입니다.

    28일에는 애플과 아마존, 트위터, 인텔 등이 실적 발표 예정입니다.

    앞서 보셨듯이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큽니다.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낮은 만큼 이 기업들의 주가도 빠지는 모습이었는데요.

    지난 밤에 메타의 주가는 3.23%, 애플은 3.73% 떨어지면 장을 마쳤습니다.

    <앵커>
    개별 기업의 관전 포인트는 뭘까요?

    <기자>
    먼저 메타는 지난 겨울에 나스닥 하락 국면을 주도한 주요 기업 중 하나입니다.

    지난 4분기에도 실적이 예상치보다 훨씬 낮았는데요.

    일일 사용자수가 페이스북 창업 이래 처음으로 전분기대비 감소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경쟁이 과열되면서 유저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주요 포인트입니다.

    역시나 전망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보니 월가의 전망도 어두운데요.

    크레디트스위스는 메타의 목표주가를 336달러에서 272달러로 실적 발표 전에 미리 조정했습니다.

    <앵커>
    내일 발표하는 애플이나 아마존은 어떤가요?

    <기자>
    애플의 경우 중국이 봉쇄하면서 위탁업체의 생산 차질을 피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아이폰 판매 상황도 좋지 않아서 JP모건은 애플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목표가를 210달러에서 205달러로 낮췄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아마존의 실적 전망도 어둡습니다.

    미국 투자은행인 카우언은 아마존의 목표주가를 4,500달러에서 4,400달러로 낮췄고요.

    UBS도 4,625달러에서 4,550달러로 하향했습니다.

    실적 발표 전에 월가에서 줄줄이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겁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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