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성장주…네이버·카카오 시총 25조원 증발

입력 2022-05-01 07:36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합산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서만 25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작년 말 37만8천500원에서 최근 거래일인 지난 4월 29일 28만6천500원으로 24.3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주가도 11만2천500원에서 8만9천900원으로 20.09% 내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초 이후 9.49% 하락한 코스피보다도 훨씬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으로 네이버 시가총액은 작년 말 62조926억원에서 4월 29일 47조1억원으로, 카카오 시가총액은 50조1천508억원에서 40조1천197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보통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작년 말 네이버 3위, 카카오 5위에서 현재 네이버 5위, 카카오 7위로 두 계단씩 내려갔다.

이 기간 네이버와 카카오의 합산 시가총액은 112조2천434억원에서 87조1천198억원으로 25조1천236억원 감소했다.

국내 플랫폼 강자로서 대표적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장세를 타고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네이버는 7월 26일 장중에 46만5천원까지, 카카오는 6월 24일 장중에 장중 17만3천원까지 오르며 각각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국내 규제 이슈 등이 맞물리며 랠리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성장주는 현재보다 미래를 주목하는 주식이다. 이에 금리가 낮을수록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져 실적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정당화된다.

인플레이션 압박과 금리 상승세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에 글로벌 성장주 주가가 조정에 들어가자 네이버와 카카오도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 와중에 시장 감독 기관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온라인 플랫폼 규제 이슈, 카카오의 경우 핵심 자회사 상장에 따른 할인 등 악재도 잇따랐다.

여기에 올해 1분기부터는 성장세 둔화가 실적으로 확인되는 분위기다.

네이버가 지난 4월 21일 발표한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보다 4.5% 늘어나는 데 그친 3천18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어닝 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 발표 후 네이버 주가는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로 추락하며 `지지선` 30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2020∼2021년 코로나19 환경에서 커머스 부문의 높은 성장성을 누렸다"며 "하지만 향후 `위드 코로나` 진입에 따른 이커머스 시장 성장성 둔화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실적 성장성이 제한될 수 있다"며 네이버 목표주가를 43만원에서 4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카카오에 대해서도 이번에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매크로 경기 불확실성이 카카오 실적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상반기 실적 눈높이 조정이 필요하다"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카카오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췄다.

그는 "경기 둔화로 1분기 광고, 커머스, 페이 매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인건비 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도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이를 고려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조250억원에서 8천610억원으로 16%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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