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강도 높은 긴축, 그리고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국내 증시도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이달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단과 정책 시사, 양적긴축(QT) 이행 등 요인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달 코스피 예상 변동폭은 2,600∼2,850으로 전달보다 다소 낮아졌다. 다만 투자전략 측면에서 일부 시장 전략가는 조정이 가파르게 이뤄지면 저점에서 주식 매수에 나설 기회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물가 변수를 고려해 이달에도 변동성 위험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증권사들이 1일 예측한 5월 코스피 등락폭을 보면 전문가들은 대체로 코스피 2,600을 바닥으로 봤다.
증권사별 예상 등락폭은 ▲ 한국투자증권 2,640∼2,840 ▲ 삼성증권 2,600∼2,850 ▲ 키움증권 과 교보증권 2,600∼2,800 등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 둔화와 물가 급등이 계속 증시 발목을 잡고 있고 각국 통화정책과 유동성 환경 변화도 부담"이라며 "코스피의 추세적 회복을 위해선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환율 급등 속에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9천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이달에도 거시 불확실성 영향권에 머물러 추세적인 반등을 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 부양 기조, 실적 기대감, 환율 변동성 제한과 외국인 매도세 진정 가능성 등이 하단을 지지해주면서 박스권 흐름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에는 경험적 비관론을 넘어서는 중립 이상의 주가 흐름을 예상한다"며 "지수 경로는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경계로 `상저하고` 형태를 띨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전 세계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지 않으면 코스피 2,600선의 하방 지지력은 공고하다"며 "미 연준 정책변화 이후 사후적 안도감은 지수를 2,800선까지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 FOMC,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중국 물가 지표 발표 이후 통화 정책에 대한 우려와 물가의 정점 통과 가능성을 확인하면 정반대의 투자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의 한 연구원은 "최근 증시 폭락이 기초여건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만큼 주요국 증시가 5월에 기술적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이 연구원은 "물가가 정점을 통과하면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도 진정될 것"이라며 "경기에 대한 눈높이가 충분히 낮아진 이후라면 시장은 경기 사이클 회복에 주목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단기 가격조정이 빠르고 강하게 전개된다면 적극적인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코스피 2,600선에서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매수 전략을 권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물가가 정점에 도달할 때까지 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며 금리 상승에 취약한 산업을 경계하라고 강조했다.
교보증권도 물가 상승세가 잡히고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질 수 있다며 투자 우선순위를 안전통화, 우량채권, 모멘텀 대응에 우수한 주식 순으로 두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잡히면 가격 하락이 동반할 수 있는 만큼 금융자산 투자 기회는 상반기에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위험 관리에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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