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월가의 대표 기술주 FAANG. 이를 바라보는 美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팡주 가운데 메타와 애플을 제외한 세 기업은 일제히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을 내놨다.
월가는 1분기 실적과 관계없이 빅테크 5개 기업 모두 공급망 문제,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앞으로 더 큰 역풍을 맞이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이에 월가 빅샷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있지만,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팡 시대가 저물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버코어 ISI의 선임 매니징 디렉터이자 인터넷 리서치 책임자인 마크 마하니는 “당장 올해가 아닌 10년 뒤를 내다본다면, 선도적인 글로벌 기업들의 주식을 저가에 살 기회”라고 평가했다.
베이커애비뉴에셋매니지먼트의 킹 립 수석 투자 전략가도 “FAANG주를 둘러싼 대내외적 상황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아마존, 메타, 넷플릭스의 경우 주가 회복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2~3분기 정도의 시간을 두고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팡(FAANG)의 시대가 저물고 만타(MANTA) 시대가 왔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선다. GAM 인베스트먼트의 투자 디렉터 마크 호틴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구글을 이르는 만타의 성장성을 높게 점쳤다.
특히 초경쟁 시대에 접어든 비디오 스트리밍 생태계와 광고 업계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알파벳, 메타, 넷플릭스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는 20만여 명의 유료 가입자가 유출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35% 폭락했다. 넷플릭스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4% 감소했다. 2분기에는 유료 가입자 200만 명이 감소할 수 있다고 예고하며 더 큰 충격을 안겼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도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680억 달러(약 85조 7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인 681억 달러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164억3600만달러(약 20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아마존도 1분기에 38억 달러(약 4조 8천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2015년 이후 7년 만에 적자를 봤다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증가율도 7%에 그쳐 약 20년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이 실망스러운 성적표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메타의 주가는 52주 최고가 대비 50% 가까이 하락했고, 아마존과 알파벳은 52주 최고가 대비 각각 30%, 20%가량 낮게 거래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서만 약 70% 하락했으며, 올해 최악의 실적을 낸 S&P500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메타와 애플만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메타의 연간 매출 증가율(279억 달러,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만 놓고 보면 월스트리트 전망치(283억 달러)에도 부합하지 못하지만, 주당순이익(EPS)이 2.72달러로 집계돼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서 종합된 월스트리트 전망치(2.56달러)를 상회했다. 또 메타의 실적에서 중요한 활성 사용자 수(일간 집계는 19억 6,000만 명, 월간 집계는 29억 4,000만 명)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애플은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매출액 973억 달러(약 123조 8천억 원), 순이익은 8.6% 상승한 250억 달러(약 31조 8천억 원, 주당 순이익은 1.52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1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거뒀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