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개인투자자…"안전자산 찾아라" [심층분석]

박찬휘 기자

입력 2022-05-02 19:28   수정 2022-05-02 19:28

    <앵커>

    연초부터 증시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학개미 뿐 아니라 서학개미까지 큰 손실을 겪고 있는데요.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리포트에서 본 것처럼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사람들의 피해는 특히 더 심각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동안 소위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규모가 대폭 증가했는데요.

    문제는 계속된 하락장에도 신용거래 규모가 줄어들지 않아 반대매매 역시 상당할 전망입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로나19 기간 꾸준히 늘어났는데요.

    지난해 9월 25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올해 1분기 기준 22조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규모인데, 하지만 작년과 달라진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입니다.

    최근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추세로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하고 있습니다.

    국내 여러 증권사들은 신용 금리를 전년 동기 대비 0.2%p에서 많게는 1.7%p 인상을 단행했는데요.

    기준금리가 올 하반기에 들어 추가 인상이 전망되기 때문에 신용융자 금리도 연내 10%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자율만 들어서는 잘 와닿지 않는데, 만약 개인이 1,000만 원 신용거래를 하면 50일 지났을 때 이자 비용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이자 비용 계산은 증권사 별로 상이한데요.

    이자 계산 방법에는 크게 체차법과 소급법이 있습니다.

    체차법은 상환 시점까지 기간을 나눠서 기간 별로 정해진 금리를 적용해서 계산하는 방법이고, 소급법은 전체의 신용융자 이용기간에 소급하여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금리 등락폭이 컸던 미래에셋증권으로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고시한 이자율을 바탕으로 먼저 체차법이 적용될 경우, 1~7일, 8~30일 이자율이 각각 적용되며 최종 이자비용은 두 기간 비용을 더한 58만 9,863원이 됩니다.

    반면 소급법을 적용할 경우 7일까지는 체차법과 동일하지만 이후 기간 계산 때 누적 효과를 반영해 계산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부과됩니다.

    그런데 작년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이 7일 이하의 경우 6%, 30일 초과의 경우 6.6%가 적용됐기 때문에 이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작년보다 올해 7만원 정도 더 내게 됐습니다.

    올해 신용거래 투자자들의 부담이 더 커진거죠.

    <앵커>

    같은 기간 신용거래를 이용할 때 소급법이 더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군요. 계속해 주시죠.

    <기자>

    네. 문제는 갑자기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빚을 내 주식을 샀다가 기간 안에 갚지 못해 강제 처분을 당하는 `반대매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2020년 3조 원대, 지난해 4조 조원 대를 돌파했고, 올해에는 1분기에만 9천억 원을 넘겼는데요.

    1분기 반대매매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324억 원을 기록한 대장주 삼성전자였습니다.

    이어서 셀트리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150억 원대로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는데요.

    이렇게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했던 대형주에서 반대매매가 많았습니다.

    <앵커>

    말그대로 증시에 `퍼펙트 스톰`이 닥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갈 곳을 잃었습니다.

    거래량도 대폭 줄었는데, 이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계속되는 하락장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증시 순매수 금액은 22조 7천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증시를 떠난 개인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발길을 돌렸는데요.

    개별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증권) 순매수 금액이 증가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ETF와 ETN을 3조7억 원어치 사들였습니다.

    한편 아예 주식시장을 떠난 개인투자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시중은행인데요.

    시중은행들이 금리인상기를 맞아 예금금리 대폭 올리면서 원금이 보장되는 예·적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규모는 772조 5천 억 원으로 전달보다 15% 가량 증가했습니다.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0.3%p에서 0.4%p 가량 인상했는데,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폭(0.25%)보다 높았는데요.

    우리은행이 최대 2.80%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2.15%, NH농협은행, 신한은행이 2.10%였습니다.

    <앵커>

    과거에도 몇 차례 금융위기가 있었는데, 당시 하락장에서는 투자자들 동향이 어땠나요?

    <기자>

    지금과 비슷한 흐름이었습니다.

    자료 사진 보겠습니다.

    "`개미군단` 힘겨운 떠받치기"라는 헤드라인의 기사로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신문 기사를 발췌한 건데요.

    이때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웠지만 개인이 쏟아지는 물량을 받아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로 지수가 하락하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물량을 모두 받아냈습니다.

    외국인과 개인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수는 계속해서 하락했는데요.

    결국 버티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은 순매도로 돌아섰고 이때 외국인투자자들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수는 반등하게 됩니다.

    <앵커>

    여전히 주식시장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남아있습니다. 증시 대응책이 있다면?

    <기자>

    아직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은 시장입니다.

    하락장에 대한 증권사들 의견은 엇갈렸는데요.

    먼저 보수적 입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수 전반에 걸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익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개별 업종 선별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다올투자증권은 "저점 매수 등 공격적인 투자는 아직 이르다"며 "추가 하락은 아니더라도 반등할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600선 무너지면 단기 낙폭 과대 종목 위주로 저점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지금이 기회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대신증권은 "현재 하락장은 비중 확대 기회"라며 악재들이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과 긴축 우려, 성장주 투자 부담이 모두 완화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구간에선 분할 매수 전략을 가져가고 2,600선이 무너지면 적극적으로 비중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금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전략을,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매도하지 말고 지켜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시간 5일 새벽 "FOMC 결과 발표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5~6월 단기 반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SNS 해시태그 용으로 오늘 뉴스를 한 줄로 정리해주신다면요?

    <기자>

    네. 유튜브 제목은 "안전자산 찾아 떠난 개미들",

    해시태그는 #현금보유? #저점매수? #갈곳잃은개미 #안전자산으로대피

    이렇게 정했습니다.

    <앵커>

    네.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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