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과 결혼한 인도의 힌두교도 남성이 결혼을 반대한 신부 가족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6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남부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 시내에서 자동차 판매원 빌리푸람 나가라주(25)가 다른 남성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리고 폭행당한 끝에 숨졌다.
나가라주는 아내 시에드 아슈린 술타나와 함께 외출했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이 용의자 일부를 체포해 조사한 결과 나가라주를 공격한 이들은 술타나의 가족과 친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술타나가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말 나라가주와 결혼하자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명예 살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이슬람권에서는 집안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를 들어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명예 살인이 자주 발생한다.
그동안 명예 살인이 드물었던 인도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종교계와 정치권 등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집권 여당 인도국민당(BJP) 당원들은 범인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앞서 인도에서는 지난달 전국 곳곳에서 힌두교도와 무슬림이 충돌하기도 했다. 양측은 힌두교 축제 행렬을 두고 대립하다가 돌을 던지고 사제 총을 쏘며 격렬하게 대립했다.
인도에서는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출범한 후 종교 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모디 정부는 집권 후 시민권법 개정 등을 통해 무슬림 탄압을 강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2020년 2월에는 시민권법 찬반과 관련해 힌두교도와 무슬림이 뉴델리에서 충돌, 5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무슬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힌두교도-무슬림 충돌 이후에도 뉴델리 등의 무슬림 주거 지역 주택을 불도저로 무너뜨려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인도의 힌두교도는 13억8천만명의 전체 인구 가운데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비중은 각각 14%와 2%에 그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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