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지도부(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고강도 방역에 따른 경제 위기에도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 기조를 재확인했다.
6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상무위는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우리의 방역 정책은 이미 역사적 검증을 거쳤으며, 과학적으로 유효하다"며 "우리는 우한보위전에서 승리했고, 또한 반드시 상하이보위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 상황에 대해 2020년 상반기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발했을 때 썼던 `보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지난 3월 28일부터 봉쇄에 들어간 상하이에서 하루 2만명대를 한동안 유지했던 신규 감염자 수가 도시 전면 봉쇄 1개월을 넘기면서 정점을 찍고 최근 감소 추세를 이어가자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상무위는 제로 코로나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했다.
상무위는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인구 대국으로서 고령 인구가 많고, 지역 발전이 균형되지 못하며, 의료 자원의 총량이 부족해 방역 태세를 풀면 반드시 대규모 감염을 야기해 대량 중증·병사(病死)가 나올 것이며 경제·사회 발전과 국민의 생명·안전·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중증환자 진료 시설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부족한 탓에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한 셈이다.
이와 함께 상무위는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의 총 방침을 조금의 동요도 없이 견지하고, 우리나라 방역 정책을 왜곡, 의심, 부정하는 일체의 언행과 결연히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무위의 입장 표명에 대해 시 주석의 3연임 여부가 걸린 하반기 당 대회 때까지는 제로 코로나 기조를 견지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게 관측통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2022년 한해 목표인 5.5%를 하회하는 4.8%를 기록한 가운데 상하이 봉쇄 등에 따른 경제 타격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당 대회 때까지는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면서 제로 코로나 기조를 고수할 것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관영 매체의 보도 형식도 눈길을 끈다.
통상 관영 매체는 시 주석이 참석한 회의를 보도할 때 시 주석의 발언을 앞에 내세우고, 뒤이어 회의 결과를 "회의는 ∼라고 지적했다"는 식으로 전하지만, 이번 회의의 경우 인민일보 등은 시 주석이 회의에서 `중요 연설`을 했다고만 전하고 시 주석 발언 자체는 소개하지 않았다.
보도 내용을 보면 제로 코로나 고수를 천명한 것은 시 주석이 아니라 시 주석을 포함하는 7명의 정치국 상무위다.
수뇌부 7명의 합의 사항임을 보여줌으로써 결정의 `공식성`과 `절차성`을 더 부여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당 대회를 앞두고 제로 코로나 고수가 큰 부작용을 낳을 경우 책임의 화살이 시 주석 혼자가 아니라 정치국 상무위 구성원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계산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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