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저버린 CPI…흔들리는 파월 신뢰 [신인규의 뉴욕증시 나우]

신인규 기자

입력 2022-05-11 22:56   수정 2022-05-1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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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미국 소비자물가 전년비 8.3%↑
시장 예상 웃돈 고물가
'인플레 통제 가능' 연준 신뢰도 약화
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11일 오전 9시 31분입니다. 개장 한 시간 전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 CPI가 나왔습니다. 지난해보다 8.3% 상승했죠. 예상보다 나쁜 숫자입니다. 시장의 기대치는 8.1% 증가였는데 이보다 높게 나온 겁니다.

유가와 식음료를 제외한 수치인 근원 CPI 상승률이 여전히 높았습니다. 3월 0.3%였던 근원 CPI 상승률은 4월 0.6% 증가로 집계됐습니다. 한달 새 3.1% 오른 대중교통 서비스, 특히 항공요금과 여기에 더해 의료 부문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유가는 4월에 떨어졌지만 음식료 부문의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한 달에 1%씩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주거비도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한 달 새 0.5% 뛰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오늘 나온 숫자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추세가 개선됐다고 말할 수가 없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는 0.5%p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는 물가를 잡기 어렵지 않겠나, 연준이 더 강력한 인플레이션 관리에 나설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우려가 커지게 됩니다. 조금 더 본질적으로는, 미국의 경제는 튼튼하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방기금금리 선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페드워치 데이터를 보면 시장에서 다음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 높일 확률은 10.3%로 높아졌습니다. 앞서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FOMC에서 기준금리 75bp 인상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지만, 이 말을 믿지 않는 돈의 흐름이 점차 생기고 있는 겁니다. CPI 발표 전 상승세를 보였던 3대 지수 선물은 지표가 나온 뒤 10분도 안 되어 모두 하락 전환했습니다.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도 3%를 다시 넘어섰습니다.
시장에 상당히 우려를 줄 수 있는 숫자가 나온 건데, 오늘 장에서 살펴볼 다른 부분들도 짚어볼까요. 우선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 WTI는 전날보다 3% 넘게 오르며 배럴당 103달러에 다시 근접하는 모습입니다. 어제 중국 증시를 끌어올렸던 뉴스죠. 중국 상하이 지방정부가 통제 중인 8개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했다고 밝힌 것과 수도인 베이징에서 확진자 수가 급감한 영향이 유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원유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있다는 뜻입니다.

또 최근 주춤한 암호자산 시장과 관련해 움직이는 종목들이 급락세인 것도 눈에 띕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티커종목명 COIN)는 실적 발표 이후 프리마켓에서 주가가 25%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시장의 예상보다도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이 나왔죠. 이 회사는 1분기 매출 11억7천만 달러, 주당순손실 1.9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최근의 시장 침체로 1분기 거래소 이용자가 감소했다는 통계도 투자자들이 확인했습니다. 코인베이스 뿐 아니라 비트코인 관련주로 묶이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역시 개장 전 거래에서 주가가 12% 넘게 떨어졌습니다. 또 비트코인 거래·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들이죠. 페이팔(PYPL)과 이제는 블록으로 이름을 바꾼 스퀘어(SQ)의 주가도 2%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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