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 KT의 힘…시가총액 10조 눈앞 [기업&이슈]

양현주 기자

입력 2022-05-18 19:05   수정 2022-05-18 19:05

    <앵커>

    화제의 기업을 집중 취재하는 기업 앤 이슈 시간입니다.

    국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통신주인 KT의 주가 움직임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형주들 주가 대부분 내렸는데 KT는 다른가요?

    <기자>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12%나 빠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KT 주가는 20.4% 올랐습니다.

    시장 상황과 전혀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겁니다.

    KT 주가는 오늘 3만 6,250원으로 마감됐는데 현재 시가총액은 9조 4,653억 원입니다.

    KT 내부에서는 조만간 시가총액 10조 원 재탈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KT 시가총액은 2013년 3월 10조 원 아래로 떨어져 9년 동안 10조원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시총 10조 원이 되려면 주가는 3만 8,300원이어야 합니다.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앵커>

    오랜 기간 횡보했던 주가가 지난해부터 꿈틀대더니 올해 약세장에서 폭발하는 모습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표면적인 이유는 일단 외국인들이 KT 주식을 집중 매수했습니다.

    올해 들어 매수세가 거셌는데 그 결과 올해 초 38%대였던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4월 기준 42%에 달합니다.

    그 이유는 파격적인 배당정책 때문인데요.

    KT는 3년 연속 배당을 늘리고 있는데, 지난해 배당은 일 년 전보다 41% 증가한 수준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 지분 한도 이슈인데, 현행법상 외국인들은 기간통신사 지분을 49%까지만 보유할 수 있습니다.

    지분 한도까지 얼마 남지 않은 SK텔레콤 대신 KT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KT 내부의 변화입니다.

    지난 십수년간 갖고 있던 거대 통신사의 고루하고 정체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 건데, 이 점을 시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거대 통신사 이미지를 벗어던진다... 어떤 전기가 있었나요?

    <기자>

    지난 10년 동안 KT의 주가가 정체됐던 것은 국내 통신산업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이같이 꽉 막힌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2020년 취임한 구현모 사장은 KT 혁신방안으로 디지코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디지코는 `디지털 플랫폼 컴퍼니`의 약자로 기존 통신업 외의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분야에 집중해 디지털 플랫폼을 핵심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입니다.

    신사업에 명확한 명칭을 정해 기존 통신업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거죠.

    <앵커>

    디지코 전환을 선언한 지 2년 정도 된 셈인데 실제 성과는 있습니까?

    <기자>

    사실 2년이란 시간은 새로운 분야를 시작해서 성과는 내기 위해 충분한 시간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성적표는 엄청난 성장은 아니지만 분명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지코 매출 비중 2019년 1분기 37%에서 올해 1분기 41%로 늘었습니다.

    반면 기존의 통신 부문인 텔코 매출 비중은 디지코가 늘어난 만큼 줄어들었죠.

    디지털과 콘텐츠 등 신사업 영역으로 사업구조가 전환되는 과정인 겁니다.

    특히 신사업 중 인공지능 사업과 콘텐츠 자회사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40%, 35%가량 크게 늘었습니다.

    이처럼 신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KT는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록했는데요.

    1분기 영업이익 6,2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는데 이는 12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또한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자 증권업계는 KT의 목표 주가를 높여잡았는데요. 최고 5만 원을 제시한 곳도 있습니다.

    <앵커>

    탈통신 전환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는 얘기인데 시가총액 10조 원, 그 이상이 되기 위해서 이것으로 충분할까요?

    KT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또 다른 요소들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하반기부터 케이뱅크와 밀리의 서재 등 신규 자회사의 상장이 예정돼 있습니다.

    현재 KT의 경우 자회사 가치가 거의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상장을 통해 자회사 가치가 다시 부각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구현모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지주형 회사`로 전환하겠단 뜻을 밝혔는데요.

    계열사만 48개에 이르는 등 사업 구조가 복잡해 효율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해섭니다.

    핵심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해 수직계열화를 추진할 전망인데,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면 더욱 속도감 있는 신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KT 주가 오늘 3만 6,250원. 시가총액 10조 원이 되기 위한 주가는 3만 8,300원. 얼마 남지 않았네요.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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