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아이켄그린 "혁신 금융기술 회의적…AI는 사람 대체 못해" [2022 GFC]

전효성 기자

입력 2022-05-19 15:02  


"코로나로 인해 분명히 변화가 가속화됐습니다. 원격의료와 원격학습이 발전했고 온라인 디지털뱅킹, 토스뱅크도 마찬지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고, 이를 달성하려면 수 년이 더 걸릴 겁니다."

세계적 경제석학으로 꼽히는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 석좌교수는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이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19일 한국경제TV가 주최한 2022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이를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아이켄그린 교수는 혁신과 성장의 역사성을 언급했다.

그는 "18세기 말~19세기 초 스팀엔진이 등장했지만 기업이 이를 활용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수년의 시차를 거친 뒤에야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19세기 말 모터가 발명됐을 때, 20세기 초 리니어 엔진이 개발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혁신기술은 당장의 생산성 확대를 보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세계 금융도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성장이 혁신에 기반해야 한다는 건 동의한다"면서도 "디지털 금융, 혁신 금융 기술이 생산성 확대로 이어지려면 수년의 시차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혁신 금융의 한계점을 언급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많은 사람이 온라인 뱅킹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금융기술 혁신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며 "알고리즘이나 AI가 대출 담당자나 금융 매니저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웹 3.0은 아직 명확한 실체가 없다"며 "웹 3.0이 금융 혁신에 기여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아이켄그린 교수는 혁신 기술이 한국, 그리고 국내 중소기업의 발전에는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경제는 `서비스업 성장성 둔화`와 `중소기업에 대한 장애물`에 발목 잡혀왔다"며 "알고리즘과 AI 같은 새로운 기술은 한국 서비스업의 생산성 정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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