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대립각 세운 머스크…테슬라 주가 '휘청'

입력 2022-05-23 19:01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오너 리스크`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데 이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한 현실정치 발언, 성추행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다.

2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연일 트위터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에 대해 맹렬한 비난 발언을 쏟아내면서 정치적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나에 대한 이번 공격은 정치라는 렌즈를 통해 봐야 한다. 이는 그들의 비열한 표준 각본"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하지만 아무 것도 좋은 미래와 당신의 자유로운 발언의 권리를 위해 내가 싸우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비장하게 밝혔다.

또 "테슬라가 나머지 미국 자동차산업 전체보다 2배 많은 전기차를 만들었는데도 이 행정부는 테슬라를 열외로 밀어내고 무시하기 위해 모든 짓을 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1일에는 "테슬라는 직접 소송을 시작·수행하는 강력한 소송 담당 부서를 구축하고 있다"며 "고상한 상류층 변호사들이 아니라 강경한 길거리 싸움꾼을 찾고 있다. 피를 보게 될 것"이라며 법적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20일 테슬라 주가는 6.42% 급락 마감, 작년 8월 이후 처음으로 600달러대로 주저앉으며 올해 들어 37.18% 하락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머스크의 최근 민주당 비판 발언과 성추행 논란이 테슬라 브랜드에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 지난 19일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가 2016년 런던으로 향하던 스페이스X 소속 전용 제트기에서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머스크는 보도한 기자를 겨냥해 "거짓말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앞서 18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을 겨냥해 "그들은 현재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됐다"면서 "더는 민주당을 지지할 수 없고 공화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과 지지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같은 날 미국 주가지수 제공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이하 S&P)는 S&P500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지수에서 테슬라를 뺐다.

이 지수는 환경과 사회적 책무, 지배구조 등에 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상장사 순위를 정하는데 테슬라는 저탄소 전략 부족, 인종 차별과 열악한 근로 환경 등으로 낮은 점수를 받아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머스크는 "사기"라며 반발했다.

로이터는 머스크의 이 같은 오너 리스크가 캘리포니아주에서 현실화할지에 주목했다.

캘리포니아는 작년 테슬라 미국 내 판매량의 40% 가까이를 차지한 최대 시장이지만, 최근 머스크 관련 논란이 민주당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일 트위터에서 `#보이콧테슬라` 해시태그가 인기 검색어로 올라왔고 몇몇은 테슬라 주문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머스크가 440억달러(약 56조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에 나선 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을 비난하고 공화당과 동맹을 맺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또 머스크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한 소셜미디어 트위터까지 손에 넣게 되면 오는 11월 열리는 중간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머스크는 이미 차기 대통령에 재도전 의지를 비쳐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복귀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에 관심이 쏠린다. 양사가 행정부 내 여러 부처와 다양한 분쟁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인 `오토파일럿`의 결함을 조사 중이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지분 취득 늦장 공시, 반독점법 저촉 여부를 각각 조사하고 있다.

연방항공국(FAA)은 스페이스X가 텍사스 보카치카에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발사하는 계획과 관련해 인근 야생동물 보호지역 등 자연환경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이다.

이밖에 스페이스X가 군용 발사체 발사 등 군수산업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면서 보잉·록히드마틴 등과 경쟁 중이어서 바이든 행정부와의 갈등은 사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의 이런 공격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대체로 직접 대결은 피하려고 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기류는 뚜렷해 보인다.

백악관 대변인은 블룸버그에 "반노동 억만장자가 현대사에서 가장 친노조·친노동자인 대통령을 물어뜯을 기회를 찾으려 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비꼬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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