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은 24일 올 하반기 완성차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공급 차질 영향에 이어 하반기 수요 개선으로 호황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자동차 공급 차질이 3년이나 지속된 역사는 처음"이라며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지만, 우려의 축이 차질 규모에서 정상화 시점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2019년 이후 지속된 공급 차질이 신차 판매량 감소, 가격 상승을 견인하면서 재고를 보유한 유통 시장의 호황으로 이어졌다"며 "공급 정상화 과정에서 이연 수요가 충분히 남아있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상승 전략이 유효하고, 유통 시장의 부가가치가 완성차 제조업체에 환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 둔화 속도가 예상을 크게 상회해 소비 심리 후퇴가 빨라진다면 호황 기간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며 "급격한 원화 절상도 부정적 변수"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전기차 모델 1종이 발생시키는 글로벌 판매량을 측정하는 `전기차 흥행력` 지표를 제시하고,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시장 내 경쟁력 개선이 주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대·기아는 E-GMP(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출시 이후 꾸준히 모델당 1만대 수준의 흥행력을 유지해 글로벌 업체 중에서 기복 없이 상위권에 있다"며 "최근 기존 완성차 경쟁사들은 단순히 전기차 차종을 늘리고 있지만 현대·기아는 글로벌 출시로 브랜드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완성차 실적이 하반기에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수요·공급의 불균형 심화로 대당 수익성이 개선되고 원화 약세로 수출 채산성이 개선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국내 공장의 가동률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은 국내 공장의 가동률 상승이 실적 개선의 키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확대가 기존 완성차 업체의 기회 요인이라 평가했다.
그는 "현대·기아의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테슬라에 이은 2위로, 3위인 포드 판매량을 2배 이상 앞섰다"며 "한국 자동차의 숙적인 일본 메이커는 이제 막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완성차와 비교해 부품사 실적은 당분간 미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부품사 실적 개선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원가 부담을 완성차에 전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원자재 가격, 운송비 등 부정적 대외 변수의 완화가 실적개선의 선결 조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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