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쪼개기상장과 관련해 일본과 같이 주식매수청구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발표한 ‘물적분할과 모자기업 동시상장의 주요 이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남김날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물적분할 제도에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이외에 별도의 소액주주 보호 장치를 두고 있지 않다”며 “일본처럼 주주 간 이해충돌을 보다 근본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과 같은 별도의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장이 제기된 데는 최근 대기업들이 잇달아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 하고 일부 신설기업을 기업공개(IPO), 이른바 ‘쪼개기상장’까지 하면서 기존 분할기업의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LG화학과, LG화학에서 분사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서 LG화학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남 연구위원은 “물적분할 쪼개기상장을 비롯해 모자기업의 동시상장은 기업가치 측면에서 부정적 효과가 뚜렷이 나타난다”며 “동시상장 자회사는 물론 이미 상장돼 있는 모회사 모두에게 부정적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개정된 내용에 따르면, 상장기업은 물적분할 등 기업의 소유구조 변경 시 주주보호를 위한 회사정책을 마련해 보고서에 기술해야 한다.
다만, 현행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작성 대상 기업은 코스피 시장의 일부 대기업에 그치고 있다. 또 오는 2026년 전면 시행 계획 또한 코스피 시장에 국한됐다.
이에 남길남 연구위원은 “물적분할의 절반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코스닥 기업은 예외로 남고 있다”며 “코스닥 기업 역시 확장해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물적분할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 여부에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물적분할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거나,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을 금지해야 한다는 등의 강력한 규제안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남길남 연구위원은 “물적분할이 지배주주의 사익추구 도구로 남용되지 않도록 방지하면서 주주 간 이해충돌을 최소화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쪼개기상장의 경우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라는 관점에서 상장심사 강화 등의 방안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공약을 통해 "자회사 공모주 청약 시 모회사 주주에게 일정 비율을 공모가로 청약하는 방식으로 신주인수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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