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증여는 옛말"...'주식 증여'가 뜬다

<앵커>

지난해 부동산 시장 과열로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 증여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부동산 대신 주식을 증여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박찬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산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투자 전략으로 떠오른 `증여 투자`.

보유한 상장 주식의 주가가 급락한 경우, 버티거나 손절하는 대신 자녀에게 증여해 절세 효과를 노리는 겁니다.

미성년 자녀는 2천만원, 성년 자녀는 5천만원까지 증여세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가치가 하락한 보유주식을 증여하고 향후 주가 반등까지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증여 자산의 평가는 증여일 전후 2개월, 즉 해당 주식의 4개월간 종가 평균치로 산정하며, 이를 기준으로 세금을 신고한 후 국세청에 직접 납부하면 됩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신고대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장의성 / 미래에셋증권 반포WM지점장 : 자산가들이 사전 증여를 하는 이유는 0114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 했을 때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크게 하락했는데 그게 나중에 다시 많이 오른다는 확신이 있다면,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 증여를 하는게 증여가액이 낮아지면서 증여세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증시 하락기에 미성년자 계좌 개설 건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 1분기 KB증권에서는 8만 8천여 계좌가 새로 개설되며 4개월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 1만9천 좌가 추가됐습니다.

이는 가격 상승기에 증여가 늘어나는 부동산 시장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집값이 오르면 보유세·양도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증여를 선택하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주가가 하락하면 절세 효과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절세와 자녀의 자금 출처 마련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어 증여 투자가 증시 하락장에 좋은 대처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