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거주자의 경기지역 아파트 매입 비중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넉 달간 경기지역에서 팔린 2만2천675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건수는 4천178건으로 전체의 18.4%에 달했다.
이는 일명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 논란으로 서울과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2008년 같은 기간 서울 거주자의 경기 아파트 매입 비중이 19.62%를 기록한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GTX 등 교통 호재 외에 대선 공약으로 떠오른 1기 신도시 재건축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분당신도시가 있는 성남 분당구의 경우 올해 4월까지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은 평균 19.4%로, 2010년(23.3%)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팔린 분당 아파트 5가구 중 1가구는 서울 사람이 매수한 것이다.
서울 거주자의 분당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집값 과열기인 2007년 27.4%에 달했으며, 이후 하락 추세를 보여 지난해 1∼4월에는 11.5%에 그쳤다. 그러나 여야 대선 후보들이 1기 신도시 개발 공약을 공식화한 올해 2월에는 그 비중이 28.4%까지 치솟았다. 월별 기준으로도 2010년 1월(28.7%) 이후 최고 기록이다.
지난 4월에도 서울 거주자의 분당 아파트 매입 비중은 24.7%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 역시 올해 1∼4월 전체 거래의 약 30%에 달하는 29.8%를 서울 사람이 사들였다. 2008년(32.6%)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다.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시도 올해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이 21.5%에 달해 2006년 거래량 조사가 시작된 이후로 가장 높았다.
평촌신도시가 있는 안양 동안구는 올해 1∼4월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이 21.3%로 지난해 동기간의 22.0%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4월 거래된 인천아파트 가운데 서울 사람이 산 비중은 13.3%로 2006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동안 서울 거주자의 1∼4월 인천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07년의 11.7%를 제외하고는 10% 미만의 한 자릿수에 그쳤었다. 그러나 지난해 송도 바이오단지 건설과 GTX 건설 등의 호재를 타고 12.2%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13%도 넘어섰다.
반면 서울 외 수도권이나 지방 사람들도 여전히 서울 아파트를 많이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4월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원정 매입 비중은 22.1%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보다 커졌다. 이는 2020년(23.9%)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대통령실 이전으로 개발 기대감이 커진 용산구의 경우 올해 1∼4월 외지인 매입 비중이 약 33%를 차지하며 2006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겨가면서 건축규제 완화와 개발 확대 기대감이 커진 종로구의 아파트도 1∼4월 외지인 매입 비중이 31.0%에 달해 2006년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외지인들은 강남에선 상대적으로 서초구의 아파트를 가장 많이 샀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올해 1∼4월 서초구의 외지인 매입 비중은 30.9%로 동기간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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