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삼성그룹의 시가 총액이 5개월새 88조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삼성그룹 23개 종목의 시총은 641조9천57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시총이 729조8천44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기가 지나기도 전에 87조8천873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월말 기준 삼성그룹 시총은 지난 1월부터 5개월 연속 내림세다.
올해 1월 말 672조5천676억원으로 전월 대비 급감한 이후 2월 666조1천128억원과 3월 658조9천734억원, 4월 649조6천547억원, 5월 648조9천77억원으로 계속 하락했다.
삼성그룹 시총은 지난해 10월 5일(687조1천462억원) 10개월 만에 7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가 지난 1월 12일 731조7천147억원까지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8거래일 만인 1월 24일(699조7천221억원) 다시 700조원 밑으로 내려가고 나서는 반등하지 못하고 630조∼650조원대를 맴돌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622조2천107억원으로 내려앉으며 2020년 11월 17일(621조2천598억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월 11일(825조7천7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203조5천593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에서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33.1%에서 꾸준히 줄면서 지난 3일 30.7%를 기록해 2.4%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그룹 시총이 줄어든 것에는 그룹 소속 종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부진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월 7만8천3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일 6만6천800원으로 14.7% 하락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시총은 68조6천525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우선주(-15.4%·9조517억원), 삼성SDI(-13.1%·5조9천137억원), 삼성에스디에스(-6.4%·7천737억원), 삼성전기(-24.3%·3조5천853억원) 등도 동반 하락하며 시총 감소에 일조했다.
시총 3위인 SK 그룹의 25개 종목 시총 역시 지난 3일 기준 175조4천456억원으로, 지난해 말(212조1천615억원)보다 36조7천159억 줄었다.
SK하이닉스(-18.3%·17조4천721억원), SK이노베이션(-5.5%·1조2천21억원) 등의 주가도 하락하며 그룹 시총이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 그룹도 109조1천323억원에서 75조3천977억원으로 33조7천346억원 줄었다.
대표 종목인 카카오(-23.8%·12조924억원)와 카카오뱅크(-30.3%·8조4천364억원), 카카오페이(-38.4%·8조7천719억원) 등의 낙폭이 모두 컸다.
가라앉지 않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중앙은행의 공격적 긴축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 악재가 뒤얽힌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거시 경제 환경이 부침을 거듭할 것이라면서도, 상반기에 과도하게 반영됐던 공포 심리가 완화하며 주가가 하락 폭을 일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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