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발생한 대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건물 화재 사건 용의자는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상대편 변호사 사무실에서 범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이 날 당시 해당 변호사는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석하는 바람에 화를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사망)가 이날 오전 10시 53분께 혼자 마스크를 쓰고, 건물에 들어서는 CC(폐쇄회로)TV 화면을 확보했다.
화면에는 A씨가 흰 천에 덮인 확인되지 않은 물체를 한 손에 들고 계단을 통해 사무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그가 사무실에 들어간 지 23초 만에 불꽃이 일었고, 건물 내부는 검은 연기에 휩싸인다.
경찰은 천에 덮인 물체가 인화 물질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부동산 투자금 반환소송에서 패소해 앙심을 품은 A씨가 상대측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지법에 따르면 A씨는 한 주상복합아파트를 신축하는 사업의 시행사와 2013년 투자 약정을 했다. A씨는 6억8천여만원을 투자했고, 일부 돌려받은 돈을 뺀 나머지 투자금 5억3천여만원과 지연 손해금을 달라며 시행사(법인)와 대표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었다.
1심 재판부는 시행사(법인)만 A씨에게 투자금 및 지연 손해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시행사 대표 B씨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그러나 B씨가 대표이사인 시행사가 A씨에게 돈을 주지 않았고, A씨는 지난해 다시 B씨만을 상대로 약정금 반환 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서 B씨의 변호를 불이 난 사무실에 소속된 C 변호사가 맡았다.
이번 화재로 7명이 숨지고 50명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흡입하는 등 부상을 입었다. 방화 용의자를 제외한 6명 중 1명은 이 사무실 변호사이고 나머지는 직원들로 확인됐다.
(사진=KBS 영상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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